야당, 안기부파문 반격나서…'DJ비자금' 재공개

  • 입력 2001년 1월 10일 18시 06분


한나라당은 97년 대선 직전 당시 신한국당 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이 폭로했던 'DJ비자금'을 10일 다시 공개했다. 안기부 돈 선거자금 유입 리스트 공개로 '수세'에 몰린 판세를 반전시키기 위한 시도처럼 보였다.

한나라당이 공개한 'DJ비자금'의 내용은 △90∼97년 사이에 365개 계좌에 관리된 670억원 △87∼97년 18개 금융기관에 분산은닉된 378억원 △91∼92년 대선 당시 13개 기업으로부터 받은 138억원 등으로 강삼재의원이 폭로했던 것과 똑같다. 발표자만 김기배(金杞培)사무총장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김사무총장은 "그때 발표한 것과 다른 내용은 없지만 검찰이 제대로 수사도 하지 않고 덮어버렸다"며 "안기부자금 수사를 하려면, DJ비자금 수사도 다시 해야 한다"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98년 정기국회 국정감사에서 "김대통령이 야당총재 시절 당시 여권 실세였던 P의원으로부터 200억원을 받았다"는 정형근(鄭亨根)의원의 주장도 관련 자료를 재정리해 추가로 공개할 계획이다.

김대통령이 연관된 돈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는 맞불 작전만이 안기부 돈 선거자금 유입 사건의 파문을 신속히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방책이라는 판단 때문인 듯 하다.

한편 검찰은 98년 2월 'DJ비자금'에 대한 조사 결과 "신한국당이 발표한 대부분의 계좌는 김대중대통령당선자와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고, 87개 계좌 47억6900만원만 처조카 이모씨가 관리해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검찰은 또 "91,92년에 동아건설 등 5개 기업으로부터 39억원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으나 대가성이 없는 정치자금"이라며 무혐의처리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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