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원은 편지에서 "늘 다소곳하고 잔잔한 웃음으로 살아가는 박부총재의 모습에서 육영수(陸英修)여사의 잔영을 느끼곤 한다"며 "육여사가 생존해 계신다면 208억원의 국고를 허투로 써선 안된다는 걸 인정하는 분이기 때문에 (기념관 건립을) 진작에 중단해달라고 하셨을 것 같다"고 썼다.
그는 또 70년대초 '육영수 기념재단' 홍보부장직을 제의받고 거절한 사실을 소개한 뒤 "이는 박정희대통령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평가 때문이었다 며 아버님을 역사의 평가로 남겨두시는 게 그 분을 위해서도 옳은 일"이라고 적었다.
그는 이어 "(박부총재가 갖고 있는) 문화방송 주식을 풀어주는 대신 일정액을 받아 고향땅에 기념관을 지으시되 후원자 등의 성금을 보태면 가족사의 자존도 지키며, 뜻있는 기념관으로 존재하게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부총재는 "기념관 사업은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이므로 내가 왈가왈부할 수 없고, 문화방송 주식도 교육부에서 관리하는 것이므로 내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