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김중권체제 반발 확산…노무현장관 "기회주의자"

  • 입력 2000년 12월 22일 01시 15분


민주당 총재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김중권(金重權)대표를 지명한 데 대해 일부 중진들과 초재선 의원들이 ‘반(反)개혁적 인사’라고 정면으로 비난하는 등 반발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청와대와 당 지도부는 이 같은 현상이 자칫 김대통령의 조기 레임덕(권력누수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내부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김중권대표 체제는 출발부터 거센 역풍(逆風)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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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해양수산부장관은 21일 기자들과의 송년모임에서 김중권대표에 대해 “기회주의자는 포섭대상이긴 해도 지도자로는 모시지 않는다는 것이 나의 철학”이라고 공개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지난달 3선 이상 중진 의원 10인 모임을 주도했던 안동선(安東善)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김대표를 “국정개혁 추진을 기대했던 국민의 바람과는 거리가 먼 군사정권 출신의 반개혁적 인사”라고 비난한 뒤 “국민이 원하는 개혁과 변화가 없을 경우 결연히 당을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또 이윤수(李允洙)의원도 조만간 같은 입장을 표명할 계획이며 중진 모임에 참석했던 다른 일부 의원도 거취 문제를 심각하게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초재선 의원 10여명도 김대표 지명은 자신들의 개혁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인사로 규정하고 김대표의 당 운영에 대한 견제 역할을 모색키로 했다.

김대표는 이에 대해 직접적인 대응은 않고 있지만, 지명 직후인 19일 “당내에서 지도부를 흔들어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라고 경고한 바 있어 김대통령과 김대표가 당내 반발 움직임을 어떻게 수습해 나갈지 주목된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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