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직개편 의미]당무중심 신주류로 완전이동

  • 입력 2000년 12월 21일 23시 16분


코멘트
김대통령이 민주당 당직 인선 등을 협의하고 있다.
김대통령이 민주당 당직 인선 등을 협의하고 있다.
21일 단행된 민주당 주요당직 인사에선 몇 가지 뚜렷한 흐름을 볼 수 있다.

우선 동교동계 인사들이 완전 퇴진하고 비동교동계 인사들이 대거 발탁된 점을 들 수 있다. 김중권(金重權)대표에 이어 박상규(朴尙奎)사무총장, 추미애(秋美愛)지방자치위원장, 김영환(金榮煥)대변인, 김성호(金成鎬)대표 비서실장 등이 모두 비동교동계 인사.

이들 중엔 한화갑(韓和甲)최고위원과 가까운 인사들이 많아 한최고위원의 당내 영향력과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박총장의 임명은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민회의 부총재까지 지낸 박총장은 소장파 초재선 의원들이 강력히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나의 특징은 당 지도부에서 ‘호남색’이 완전히 탈색된 점. 대표(경북), 사무총장(충북), 정책위의장(경기), 지방자치위원장(경북), 대변인(충북), 대표비서실장(충북) 등 호남출신은 한 사람도 없다.

당 살림을 맡은 사무총장에 비호남, 비동교동계 인사가 임명된 것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집권 후 처음이다. 한마디로 ‘호남당’ 이미지를 탈피하고 전국 정당으로서의 면모일신을 위한 인사라는 게 중평이다.

충청권 인사들의 약진에 대해서는 당 안팎에서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대통령이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와의 DJP공조 복원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징표라는 얘기도 있고 권노갑(權魯甲)전 최고위원의 퇴진으로 소외감을 느낄 수 있는 이인제(李仁濟)최고위원에 대한 배려라는 해석도 있다.

당직이 모두 초재선 의원들로 채워짐으로써 당의 개혁적 이미지를 강화한 점도 두드러진다. 이에 따라 당직에서 소외된 중진 의원들과 호남출신 의원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한편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직 인선을 최종 결정토록 한 것은 향후 최고위원회의 위상을 강화시켜 실질적인 의결기구로 만들겠다는 김대통령의 의중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최고위원들은 김대통령이 정책위의장으로 염두에 두고 있었던 홍재형(洪在馨)의원 대신 남궁석(南宮晳)의원으로 즉석 교체해 김대통령의 재가를 받아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