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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2월 21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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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륜사무총장을 전격 해임한 경위는….
“인사관행에 따라 사표 제출을 요구했는데도, 박총장이 개인감정을 언론에 왜곡되게 전달해 실 국장들이 격분해 그의 해임을 강력히 건의했다.”
―후임은 어떻게 결정하나.
“직무대행을 일단 임명했다. 남북대화에 관여하는 만큼 손색이 없는 사람으로 결정하겠다. 밖에서 데려오는 일은 없다.”
―박총장이 승복하지 않는다면….
“박총장은 과거 총재 교체시 사무총장들이 어떻게 했는지 잘 알 것이다.”
―본인의 거취는 어떻게 되나.
“적십자사 내부 일이 정리되고, 남북간 일도 정리돼 앙금이 없을 때 거취가 결정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지금 그만둘 경우 북이 관두라고 해서 관뒀다는 등의 오해가 생길 것이다.”
―한적사무총장이 반드시 적십자회담 수석대표를 맡아야 하나.
“그렇게 생각지는 않는다. 좋은 분들이 많다. 북에서도 북적 사무총장이 북측 단장을 맡고 있지 않다.”
▼박기륜 사무총장 "누군가 분열로 몰고 있다"▼
―해임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는가.
“잘 모르겠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극적인 말(장충식총재는 단국대 이사장 식으로 적십자사를 운영해서는 안된다)이 들어간 데 화가 난 것 같다.”
―항명이라는 지적도 있다.
“사표제출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을 뿐이다. 내가 대단해서가 아니라 적십자회담 수석대표로서, 3차 이산가족 상봉 등 적십자회담 업무가 내년 3월이면 끝날 것 같아 기다려 달라고 했다.”
―실 국장들이 해임을 건의했다고 하는데….
“일방적으로 실 국장들을 모아서 ‘박총장이 사표를 내지 않으니까 해임하겠다’고 말했다고 들었다.”
―현 상황이 내분으로 비쳐지고 있는데….
“사무직 직원의 19일 (나의 퇴진에 대한) 반대성명은 순수한 것이었다. 어떤 분이 분열로 몰아가고 있다. 첫날 노조의 반대성명이 나오자 몇 사람이 압력을 넣었다고 들었다. (장총재가 적십자사에) 온 지 얼마 안돼 잘 모르면서 ‘내가 총재니까 하라면 하는 거다’라는 식은 곤란하다.”
<하태원기자>scoo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