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기자 사건]“인터넷신문에 北 안좋게 썼다”

  • 입력 2000년 12월 3일 19시 26분


북측이 2일 조선일보 인터넷기사를 문제삼아 방북취재단의 김창종(金昌鍾)조선일보 사진부 기자를 ‘사실상 감금’, 이로 인해 귀환 일정까지 차질을 빚는 등 불상사가 생겼다.

정부측과 김기자에 따르면 1일 밤 11시반경 김기자는 서울 프레스센터로 사진 전송을 마친 뒤 북측 담당안내원 조학선씨에게 “그간 안내해줘 고마운데 내일은 바쁘니 (숙소인 고려호텔 2층) ‘바’에서 잠시 얘기라도 하자”고 제의했다.

그러자 조씨는 “잠깐 (다른 사람과) 의논할 것이 있으니 기다리라”고 말했고, 김기자는 ‘바’에서 동료 사진기자들과 함께 조씨를 기다렸다. 밤 11시40분경 다른 안내원이 찾아와 김기자에게 “밖에서 전담안내원이 보자고 한다”며 남북연락관 접촉실로 데려갔다.

김기자가 방으로 들어서자 10여명의 북측 관계자들이 “조선일보 기자가 맞느냐. 남쪽 조선일보에 우리(북)에게 좋지 않은 기사가 났다”며 사과를 요구했고 15분 가량 실랑이가 있었다.

이때 우연히 문을 열고 들어온 남측 연락관이 이를 보고 “여러 사람이 한사람을 이렇게 하는 것은 감금이나 인질이 아니고 뭐냐. 문제가 있다면 절차상 연락관을 통해 하는 것이 약속인데 이렇게 해도 되느냐”고 강력히 항의했다.

그러나 북측은 계속 사과를 요구하며 “김기자가 필요없는 사진을 찍는 것을 안내원이 보았다. 사진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김기자는 카메라와 노트북을 넘겨주었다.

김기자는 남측 방문단이 호텔을 출발하기 직전 장비들을 되돌려 받았다. 그러나 디지털카메라의 메모리카드에 남아 있던 평양 시내 스케치 사진들은 대부분 지워진 상태였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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