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對南시각 변화… 日문예춘추 '발언록' 공개

  • 입력 2000년 11월 10일 23시 45분


일본 월간지 문예춘추(文藝春秋)는 10일 발매된 12월호에서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2, 6, 10월 세 차례에 걸쳐 노동당 중앙위원회 간부들을 상대로 한 발언록을 입수해 공개했다. 발언록엔 김위원장의 군사 중시 방침과 한국 정부에 대한 시각 변화가 잘 드러나 흥미롭다. 다음은 그 요약.

▽2월〓김대중은 야당 시절을 아득히 먼 옛날처럼 잊어 버리고 미제(美帝)의 등에 업혀 반사회주의 책동에 음양으로 혈안이 돼 있다. 수령님(김일성 주석)은 김대중이 민족주의자이면서 동시에 애국주의자라고 말씀하셨다. 이런 말씀에 김대중은 배신으로 대답하고 있다. 햇볕정책은 우리를 혼란시키기 위한 기만 정책이다.

▽6월〓미국의 유고 공습은 북한을 침략하기 위한 시험적 전쟁이다. 미국 전략 무기 표적은 북한이다.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해 미군은 남한에서 철수해야 한다. 광명성 1호뿐만 아니라 2, 3, 4호 등 더 큰 위력을 가진 것을 완벽하게 만들어야 한다. 한반도에 다시 전쟁이 일어나면 남한과 미국은 물론 미군기지를 제공한 일본도 공격목표가 될 것이다.

▽10월〓앞으로는 서해상의 것(6월의 서해교전을 의미)과 같은 것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전쟁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미국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남북 불가침에 관한 합의를 재확인하고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 민족적 양심을 갖고 통일을 위해 매진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사상과 신앙을 가져도 함께 손을 잡고 가야 한다.

<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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