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자동차공장 여력있나 …현대-삼성車 "자금없다"

  • 입력 2000년 10월 26일 23시 36분


자동차업계에서는 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의 북한 자동차공장 건설 관련 발언에 대해 저마다 “우리는 아니다”며 부인하고 나섰다.

현대자동차 정몽구(鄭夢九)회장은 26일 “현대차그룹 안에서 북한땅을 밟은 사람은 나 하나뿐”이라며 실무진이 북한과 협상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정회장은 “미국 등 외국진출 계획도 보류할 정도인데 불확실한 북한진출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회장은 최근 외지(Automotive News)와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에 조립공장 건립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어 여전히 가능성은 있는 상태다.

또 다른 유력한 후보인 르노삼성차의 관계자도 “만일 삼성그룹이 혼자서 자동차사업을 진행한다면 대북사업에 대해 결정을 내릴 수도 있지만 르노가 경영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북한진출을 그렇게 섣불리 결정하지 못한다”고 부인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자동차공장 부지가 40만평이라면 조립공장 규모가 아니라 연간 차량 4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완성차 공장이 들어서야 한다며 어느 누구도 북한지역에 그 같은 대규모 공장을 지을 여력이 없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장기적으로는 검토해 볼만한 사안이지만 입지와 투자가치, 인프라 등을 고려할 때 당장은 아닐 것”이라면서 “북한에 대규모 자동차공장을 짓는다는 것은 너무나 큰 리스크를 떠안는 사업”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국내 업체로서는 평화자동차가 9월부터 북한에서 수입중고차 개조공장을 운영중이며 앞으로 피아트 모델을 들여와 조립 생산하는 공장을 세우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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