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訪美 조명록 환영만찬]올브라이트 만찬사-趙특사 답사

  • 입력 2000년 10월 11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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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록(趙明祿)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은 10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을 마친 뒤 워싱턴 명소를 관광하고 저녁에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주최한 만찬에 참여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조부위원장은 백악관 방문에 이어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살던 워싱턴 근교 마운트 버넌을 관광한 뒤 만찬에 참석.

올브라이트장관이 북한 대표단을 위해 마련한 환영 만찬은 워싱턴 정관계와 교민사회 인사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예정보다 10분 늦은 오후 8시 27분 조부위원장이 만찬장 벤 프랭클린 룸으로 입장하면서 시작.

곧이어 올브라이트장관의 환영 건배 제의와 조부위원장의 답사가 이어지는 등 만찬장은 시종 부드러운 분위기. 올브라이트장관은 조부위원장이 “윌리엄 페리 전 대북정책조정관이 연로한 몸으로 평양을 방문했다”고 말한 것을 상기시킨 뒤 “두 사람이 겨우 6개월밖에 차이나지 않는데 노령이라고 치켜세웠다”고 말해 좌중에서 폭소가 터지기도.

○…조부위원장과 클린턴 대통령의 회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지는 미국 대통령과 북한 고위관리간의 최초의 만남이라며 북―미간 관계 개선의 열쇠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 포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

일본의 아사히신문은 11일 2면과 국제면 해설기사를 통해 “6·25전쟁 이후 처음으로 실현된 북―미수뇌 회담은 양국의 적대 관계에 종지부를 찍는 의미가 있다”고 보도. 산케이신문은 “일본인 납치 문제와 요도호 납치범 문제가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달 하순의 국교정상화 교섭에 미칠 파장에 주목.

중국의 인민일보는 조부위원장의 방미를 ‘두껍게 언 얼음을 깨는 거사’라며 자세히 소개.

<워싱턴·도쿄〓한기흥·심규선특파원>eligius@donga.com

▼올브라이트 만찬사(요지)▼

남북한간, 북한과 미국간 그리고 광범위하게는 지역내에 존재하는 안보 정치 및 경제적인 차이를 해결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데는 의문이 있을 수 없다. 해결책은 서로가 끊임없이 그리고 신뢰를 가지고 찾아야 한다. 미국은 해결책 모색에 전념할 것이다.

클린턴 대통령과 김정일위원장은 모두 우리 두 나라간의 적대가 불가피하지 않으며 우리의 시민들이 바라지 않고 양국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내일 우리는 협의를 재개한다. 나는 당신(조명록차수)이 솔직하게 견해를 표명할 것임을 알고 있고 나 또한 그럴 것이다. 우리가 훌륭하고 조심스러운 경청자가 되는 것 역시 중요하다.

나는 당신의 방문이 증오를 멀리하고 안보와 평화를 향한 더욱 값진 여정의 시발점이 되기를 희망한다.

▼조명록 답사(요지)▼

6월 북남 최고지도자의 상봉 이후 북남 사이에 놓여있던 불신들이 제도적으로 하나둘씩 제거되기 시작했으며 이산가족 상봉, 인적 물적 교류 확대 등 북남화해가 전례없이 고조되고 있다. 조선반도의 이같은 긍정적 변화는 조―미 관계가 발전할 수 있음을 입증해 주는 것이다.

김정일 동지는 미국이 우리 공화국의 자주권과 영토 보존의 안정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다면 대립과 적의의 조―미 관계를 평화와 친선관계로 전환시킬 수 있는 중대결단을 내릴 것이다. 나는 김정일 최고사령관의 특사로 미국을 방문하여 조―미 사이의 관계를 개선시키는데 대한 의사를 직접 전달하였다.

우리는 조―미 두 나라가 인민들의 이익에 맞게 획기적으로 관계개선을 가져올 수 있다는 낙관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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