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사설]"한국 대북원조정책 재검토해야"

  • 입력 2000년 10월 9일 19시 37분


한국은 경제적 지원에 기반을 둔 대북 정책을 재고해야 한다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지가 8일 사설에서 주장했다.

신문은 “최근 남한의 식량원조 선박이 도착하는 것과 때를 같이 해서 북한이 남한의 경제지원을 독약에 비유했다”면서 “서울은 평양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WSJ는 특히 북한 노동신문이 서방 국가들의 식량 원조를 ‘제국주의의 우회적인 공격방식’이라고 표현하면서 “이는 풍요가 아닌 빈곤과 기아를 가져다 주는 독약”이라고 비난한 점에 주목했다. 노동신문은 5일자 사설에서 “미국은 경제적으로 어렵고 기술이 뒤떨어진 나라들에게 ‘원조’라는 이름으로 식량을 제공하고 있지만 이는 결국 미국식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강요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면서 “이는 경제원조를 통해 정치적인 세력을 확장하려는 매수 전략”이라고 주장했었다.

WSJ은 “북한이 말하는 신식민주의 차관은 20년 상환을 조건으로 1%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는데 이것이 과연 약탈적인 조건이냐”고 반문하면서 “20년 상환 기간을 넘길 경우 금리가 2%로 오르는 것에 대해 북한은 걱정하고 있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남한 내에서도 북한에 대한 경제적 원조에 대한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