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순일행 방문 이모저모]추석연휴 숨가쁜 협상

입력 2000-09-13 18:59수정 2009-09-22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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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기간 중인 11일 서울을 방문한 북한 김용순(金容淳)노동당 비서 일행은 12일과 13일 제주와 경북 포항 등 지방을 돌며 ‘남쪽 땅’에서 뜻 깊은 추석 명절을 보냈다.

○…김비서 일행은 13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여미지식물원을 둘러본 뒤 공군기편으로 제주를 떠나 대구에 도착해 문희갑(文熹甲)대구시장 이의근(李義根)경북지사 유상부(劉常夫)포항제철 회장의 영접을 받았다.

이들은 포철을 방문한 뒤 이날 오후 경주 세계문화엑스포장을 둘러봤다. 김비서는 엑스포장에서 북한 영화 2편을 상영한다는 얘기에 관심을 보였고 엑스포 조직위의 방명록에 ‘우리의 오랜 력사, 오랜 문화 세계 만방에 자랑하자. 주체89(2000)년 9월 13일 김용순’이라고 썼다. 한편 이들과 함께 경주를 방문중인 남측 정부관계자는 북측 경제시찰단의 남한 방문과 관련해 ‘9월중에는 일정이 빠듯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불국사 관광에 나선 김비서 일행은 비가 많이 오는데도 차에서 내려 경내를 둘러보고 주지스님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기상악화로 이들의 서울도착이 늦어져 이한동(李漢東)국무총리가 이들을 위해 주최할 예정이던 만찬은 취소됐다.

○…추석 당일인 12일 오전 제주도에 도착한 김비서 일행은 ‘민속자연사박물관’ ‘삼성혈’ ‘도깨비 도로’ ‘애월읍 항몽유적지’ 등을 차례로 둘러봤다.

제주 중심가에서 4km 가량 떨어진‘1100도로’에 있는 ‘도깨비 도로’에서 이들은 오르막길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내리막길인 이 도로의 ‘착시현상’에 경탄을 거듭했다. 김비서가 “차가 (내려)가는 것을 직접 봐야지”라고 말해 김비서가 탔던 승용차가 시동을 끈 채 실험을 해보기도 했다.

○…김비서 일행 8명을 태운 고려항공 806편 비행기는 남북 직항로를 이용해 11일 오전 10시4분경 김포공항에 안착했다. 김비서는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통일 열망을 안고 김포에 도착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기자회견에서 인민군 대장인 박재경 총정치국 부총국장에 대해 “박대장 동지께서는 칠보산에서 나는 송이를 선물하기 위해 왔다”고 말해 박부총국장의 방남 목적이 선물전달임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이날 신라호텔에서 열린 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 주최 만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장관이 “북측 김치는 순하고 담백하지만 남측 김치는 짜고 맵다”며 김치를 화제에 올리자 김비서가 “역시 문화관광부장관”이라고 농담을 해 좌중에 폭소가 터졌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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