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全大]차기 대권후보 '이인제 불가론'

  • 입력 2000년 8월 20일 18시 43분


유력한 차기 대권후보 중 한 명인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상임고문이 스스로 ‘이인제 불가론’과 ‘이회창(李會昌) 대세론’을 거론했다.

이고문은 1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 합동연설회에서 미리 배포한 연설문을 통해 “영남권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이인제 불가론’은 한나라당의 음모일 뿐”이라며 “그들은 이인제만 상처내면 청와대에 무혈입성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고문은 또 “한나라당은 소위 ‘이회창 대세론’이라는 것을 만들어 퍼뜨리고 있는 등 오만방자하게도 벌써 정권을 다 잡은 것처럼 설치고 있다”고 말했다.

차기 대선과 관련해 시중에 특정인에 대한 불가론이나 대세론이 떠돌고 있다는 ‘사실’이 정치권에서 공론화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이고문은 실제 연설에선 이 같은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그렇다고 연설문의 이 대목을 취소하지도 않았다. 이고문의 한 측근은 “야당의 주장을 당내 경선에 원용해 이고문을 음해하는 진영이 있다”며 “당내에서 ‘이인제 불가론’을 얘기하는 것은 야당의 음모에 놀아나는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지적해야 한다”고 공론화 배경을 설명했다.

이고문은 나아가 이번 기회에 자신의 ‘본선 승리 가능성’을 문제삼아 당내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제3후보론’ 등을 정면돌파해 자신이 ‘물러설 수 없는 유일대안’임을 인식시키려는 생각인 듯하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자신이 지난 대선에서 500만표를 얻었음을 상기시키며 “당은 국민이 지지하는 사람을 지지해야 하며 국민의 뜻을 저버리는 선택은 절대로 성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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