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이산상봉]세계 주요언론들의 반응

  • 입력 2000년 8월 16일 16시 43분


미국의 뉴욕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 독일의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너 자이퉁 등 각국 유력지들은 15일(이하 현지시간)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주요기사로 다루면서 "남북의 화해와 평화에 큰 발걸음을 내딪었다"고 평가했다.

외신들은 그러나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에 응한 의도가 아직 확실하지 않은 만큼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뉴욕 타임스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국제면 머릿기사로 다루면서 "이번 상봉이 광범위한 남북 경협과 군사적 긴장 완화로 이어지길 바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같은 해빙의 기운이 얼마나 지속될 지는 미지수"라고 조심스럽게 전망.

동아일보 16일자에 이산가족 상봉의 감동을 피력한 스테파니 스트롬 기자(36·여)가 보낸 서울발 기사는 "북측에서 내려온 상봉 대상자들은 남한의 친척들보다 유복해 보였다. 바로 여기에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보여 주려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듯 하다"고 지적.

워싱턴 포스트는 이산가족 상봉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남북한 두 나라는 이번 상봉이 남북화해의 첫 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 고 소개.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너 자이퉁은 15일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해 1면에 사설을 싣고 "남북한은 이질적인 체제지만 공통의 역사가 대립과 반목을 중재하는 끈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강조.

이 신문은 그러나 "북한이 경제난을 견디지 못해 개방으로 나오기는 했지만 조속한 통일을 바라지는 않을 것"이라며 "북한에 잔존하는 스탈린주의 체제의 경직성에 비추어볼 때 추가적인 조치들이 잇따르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신중한 전망.

○…AFP 통신은 16일자 동아일보 사설을 인용, "이번 상봉은 자체의 의미도 크지만 세계에서 단 한 곳 냉전의 섬으로 남은 한반도에 화해와 평화가 깃들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더욱 값지다"고 강조.

DPA 통신은 "그럼에도 문제는 남는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자주 다시 상봉할 수 있을까?" 라고 의문부호를 찍었고, 프랑스 TF1-TV는 "남북한은 신중하게, 또한 성급하게 흥분하는 일 없이 장기적으로 적개심을 지우는 최상의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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