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장관급회담 성과]'6·15합의 이행' 시동 걸렸다

  • 입력 2000년 7월 30일 19시 03분


제1차 남북장관급회담은 향후 이어질 숨가쁜 남북간의 대화 및 교류협력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남북 양측이 밝혔듯이 이번 회담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6·15공동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것. 양측이 30일 1차회의에서부터 △연락사무소 기능 정상화 △민족화해주간 설정 △경제 사회문화 등 교류협력 활성화에 공감한 것은 남북대화에 새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도 평가된다.

특히 북한측이 ‘제1차 북남 상급회담’이라고 먼저 얘기함으로써 장관급회담의 정례화에 합의한 것은 남북관계가 어느 때보다 발전할 수 있을 것임을 예고하는 것. 회담 관계자는 “이번 회담은 6·15공동선언의 구체화에 시동을 건 것이며 장관급회담을 정례화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장관급회담을 후속 분야별 회담을 총괄 조정하는 협의체로 운영한다는 구상으로 접근했고 남북은 장관급회담의 하위기구로 남북이 △경제협력 △사회 문화교류 △화해조치 등 3개 분야별 위원회를 설치, 운영한다는 데에 의견접근을 보았다.

따라서 앞으로 남북간 실질적인 교류 및 현안해결은 3개 분야별 위원회가 담당하고 거중 조정이 필요한 경우 장관급회담에서 감독 조정해나가는 것이 기본방향이라는 게 회담관계자의 설명.

남측이 제시한 3개분야별 공동위원회의 실천 과제는 △경의선 복원 △임진강 공동수방사업 △2002 월드컵 공동개최 △2000년 시드니올림픽 공동입장 △군사당국간 핫라인설치 등이다.

특히 군사당국간 직통전화 설치는 남북간 긴장완화 및 화해조치의 핵심부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이런 과정들이 축적되면서 남북간에 신뢰가 쌓일 경우 김정일국방위원장의 서울답방도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남북간의 이같은 ‘새로운 모습’의 대화형태는 쌍방 모두가 ‘6·15공동선언’을 어떻게 이행해나갈 것인지에 대해 고민한 의지의 산물로 평가된다.

남북관계의 진전은 남북 모두 대내외적인 필요성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급류를 탈 것으로 보인다.

북측으로서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이 집권해 대북정책이 강경노선으로 전환되기에 앞서 남북관계를 일정 수준까지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남측으로서도 남북관계의 개선은 김대통령의 집권후반기 국정운영 구상의 핵심요소다.

여기에다 경제난 해소에 대한 북측의 절박성과 남측의 햇볕정책에 대한 북측의 신뢰까지 더해져 남북관계는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급속히 발전하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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