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기념관 건립의미…정부서 200억원 지원

  • 입력 2000년 7월 19일 23시 34분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 기념관 건립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그동안 여러차례 의욕을 보였던 역점 사업 중 하나다.

기념관 건립 취지는 박전대통령의 근대화 업적을 기린다는 것이지만 그 이면에는 ‘역사적 화해’를 도모한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지난해 5월 기념관 건립을 공식 발표할 때도 김대통령은 화해를 유독 강조했다. 97년 대통령선거 중 경북 구미의 박 전대통령 생가를 방문했을 때는 영호남지역 화합을 촉구했었다.

‘박정희대통령 기념사업회’ 부회장을 민주당 권노갑(權魯甲)상임고문이 맡도록 한 것도 김대통령의 이런 의지를 뒷받침하기 위해서였다. 19일 기념관 부지선정 과정에 권고문은 물론 한광옥(韓光玉)대통령비서실장 남궁진(南宮鎭)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등 측근들을 참여시킨 것도 기념관 건립의 정치적 의미를 부각시키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기념관을 구미가 아닌 서울에 세우기로 한 데는 ‘외국 손님과 청소년들이 쉽게 찾을 수 있어야 한다’는 박전대통령의 장녀인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부총재의 견해가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박부총재는 부지 결정 소식에 “기념사업회 발족 후 가시적인 첫 실천이 이뤄졌다”며 반겼다. 박전대통령 기념관의 또 다른 의미는 정부 예산으로 세워지는 첫 전직 대통령 기념관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미 기념관 건립비로 지난해 예산에서 100억원을 확보했고, 내년 예산에서 100억원이 추가로 마련될 예정이다.청와대측은 “박전대통령 기념관 건립이 전직 대통령문화 풍토를 조성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역대 대통령 기념관을 차례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