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北 對北정책 걱정'발언]野 "장기집권 음모"

  • 입력 2000년 7월 16일 19시 53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북한은 다음 (남한)정권의 대북정책이 일관되게 추진될 것인지 걱정하고 있다는 소리가 있다"는 발언이 여야 간에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발언은 김대통령이 14일 고노 요헤이(河野洋平)일본 외상과 나눈 대화중 한 대목. 남북한이 모두 정상회담 합의사항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다가 나온 말이다.

한나라당은 16일 이를 장기집권 음모 발언이라며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김기배(金杞培)사무총장은 "앞으로 대통령을 북한에게 물어보고 뽑아야 한다는 말이냐"고 흥분했다. 그는 "이회창(李會昌)총재도 기가 막히는 일이다. 장기집권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밖에는 볼 수 없다 고 개탄했다"며 "국회에서 발언 진위 등을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광근(張光根)수석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차기 정권을 북한 잣대로 결정하겠다는 주장이다. 이총재가 집권하면 남북관계가 악화될 수 밖에 없다는 말이냐"고 따졌다.

한나라당은 특히 김대통령의 발언이 최근 평양방송의 이총재 비방에 대한 남궁진(南宮鎭)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의 양비론(兩非論)적 입장 표명과 같은 맥락이라며 불쾌해 했다. 이원창(李元昌)총재특보는 한나라당을 반(反)통일세력으로 매도하려는 의도 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준영(朴晙瑩)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은 "북한이 '대북정책의 일관성을 바란다'는 것을 얘기한 것인데 한나라당이 그처럼 대응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북한이 그렇게 말한다는 것을 차기정권이나 이회창총재와 연결시키는 등의 발상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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