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赤 합의서 타결]오후3시 어렵게 회의 속개

  • 입력 2000년 6월 30일 19시 28분


남북한은 30일 적십자회담 3차 회담에서 합의서 타결을 앞두고 정회를 거듭하는 등 막판 진통을 겪었다. 북측은 이날 자신들이 준비한 합의문 초안을 낭독한 뒤 이를 수용할 것을 요구하며 일방적으로 퇴장, 한때 비관적 분위기가 감돌았다. 그러나 오후 3시경 회의가 속개되면서 회담장 주변에서는 다시 합의서 타결 쪽으로 분위기가 반전됐다.

○…남북은 팽팽한 신경전 이후 오후 3시에 속개된 회담을 통해 합의를 도출해낸 뒤 밝은 표정으로 소회를 피력.

북측 최승철 단장은 “잘됐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짧은 시간 내에 잘됐다”고 미소를 지었고, 남측 박기륜(朴基崙)수석대표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고 화답.

최단장은 “저는 (남쪽에) 만족을 드렸습니다”라며 북측이 양보했다는 어투로 말해 눈길.

○…북측은 오전회담 시작 40분만인 오전 10시40분 북측안 수용을 요구하며 퇴장한 뒤 남측과 오후 회담일정 협의도 거부. 북측 회담관계자는 11시30분경 재차 “우리(북)측 안은 두 번, 세번 양보한 것”이라며 “수용하지 않으면 평양으로 돌아가겠다”고 통보. 회담 정회 후 밖으로 나오는 양측 대표단은 모두 굳은 표정이어서 양측이 마지막 힘겨루기를 한 흔적이 역력. 그러나 오후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북측 관계자는 “회담이 오순도순 진행되고 있구먼…”이라며 반전된 회담 분위기를 귀띔.

○…남북 수석대표는 회담 전 가진 환담에서 합의서 타결을 목전에 둔 듯한 분위기를 연출. 박수석대표는 “그동안 (북쪽이) 가물었는데 어제 비가 와서 다행”이라고 언급. 북측 최단장도 “비도 잘 왔고 회담도 잘해왔다”며 “오늘 회담을 결속하자”고 답변. 양측 수석대표는 취재진이 악수하는 모습을 부탁하자 기꺼이 호응. 단신인 박수석대표가 “다음부터는 키 큰 사람이 수석대표로 나와야겠다”고 농담하자 최단장은 올해 환갑을 맞는 박수석대표에게 “선생, 미남입니다. 30대로 보입니다”라고 응수.

이에 앞서 수석대표들보다 회담장에 먼저 들어선 북측 회담관계자는 “급하게 준비했는데…”라며 북측이 준비한 합의서 초안에 대한 자신감을 은근히 피력. <금강산〓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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