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8·15前 상봉…적십자사 이달중 준비 착수

  • 입력 2000년 6월 15일 18시 41분


코멘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5일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이산가족 상봉이 8·15 광복절 전에 시작될 것이며 이를 위해 6월중 적십자사가 준비작업에 들어가기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또 김위원장이 ‘합의된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밝혀 두 정상간에 두번째 정상회담의 개최시기에 합의가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2박3일간의 남북정상회담 일정을 마치고 항공편으로 서울공항에 도착해 TV로 생중계된 회담 결과 보고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산가족 상봉과 비전향장기수 문제를 같이 해결하기로 합의한 데 대해 “어디까지나 이산가족 문제가 첫째”라고 강조한 뒤 “오늘 김위원장에게 ‘먼저 한번 통 크게 하시오. 그러면 다른 문제는 제가 국민과 상의해서 하겠습니다’라고 해서 그러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또 “북의 입장에서 이산가족 상봉 범위가 어디까지 될지 잘 모르겠지만 상당한 규모로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해 이산가족 방문단이 대규모로 구성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대통령은 이와 함께 북측이 이번 회담에서 남북이 일단 외교 군사권을 유지한 채 통일을 추진하는 ‘낮은 단계의 연방제’라는 표현에 동의한 것은 남측 주장을 받아들인 결과라며 “이는 우리 통일운동 사상 아주 구체적인 합의점을 발견한 획기적 계기”라고 평가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 등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충분히 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문서로 전달했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에 앞서 평양을 떠나면서 “두 사람(김대통령과 김위원장)이 합의한 평양 선언은 화해와 협력의 새 시대를 향한 첫걸음”이라며 “민족을 위한 역사적 결단에 기꺼이 협력해준 김위원장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이로써 남과 북은 지금까지의 대결의 시대에 종지부를 찍고 서로 협력해서 민족의 운명을 함께 개척해 나갈 수 있는 역사적 전환점을 만들었다”며 “앞으로도 김위원장과 자주 만나 모든 문제를 상의해서 풀어나갈 결심”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김대통령과 함께 방북했던 특별수행원들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공동 입장 △2001년 세계탁구대회 단일팀 구성 △2002년 월드컵 분산 개최 등을 추진키로 의견을 모았다.

<송인수기자·평양〓공동취재단>is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