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사무국 "회담 뒷바라지 밤도 잊었다"

  • 입력 2000년 5월 26일 19시 33분


남북 정상회담 준비과정에서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가장 바쁜 곳이 통일부의 남북회담사무국이다. 대화 전문가들이 모인 부처이다 보니 실질적인 회담준비는 모두 이곳에서 이뤄진다.

사무국 직원들에겐 요즘 밤샘작업은 예사다. 점심 저녁식사도 모두 구내식당에서 해결한다. 그동안 남북대화 준비를 여러 차례 했지만 이번처럼 바빠 보기는 처음이라고 이들은 입을 모은다. 그래도 보람은 있다.

통상적인 정상회담이라면 청와대와 외무부가 전담한다. 그러나 이번엔 상대가 북한이라는 점에서 회담사무국이 모든 뒷바라지를 도맡다시피 하고 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 회담시 공식, 비공식 발언을 준비하는 것도 회담사무국의 몫. 상근위원 3명은 김대통령의 성명, 회담 기조발언, 대화록, 만찬사 등을 분야별로 준비하고 있다. 각종 시뮬레이션(모의훈련) 진행을 비롯, 김대통령과 김국방위원장간의 예상 환담록도 만들어야 한다. 정상회담의 의미를 되살리기 위한 우리측 선물꾸러미를 챙기는 것까지 신경쓸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정상회담 준비접촉도 회담사무국의 지휘아래 이뤄졌다. 북측과의 회담을 기획하고 운영한 회담운영부와 유기적인 협조관계를 구축해온 회담연락부는 각종 ‘걸림돌’을 제거하고 합의서를 이끌어냈다.

힘든 점이 있다면 그동안 남북관계 경색으로 기구축소를 하면서 160여명에 이르던 직원이98명으로 줄어들어 일손이 달리는 것. 손인교(孫仁敎)회담사무국장은 “남북간의 첫 정상회담이라는 점에서 새롭게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지만 30여년간 축적된 역량을 발휘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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