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피로감' 반응]청와대 "착잡" 與 "채찍질"

  • 입력 2000년 5월 25일 19시 42분


청와대와 정치권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언급했던 ‘국정에 대한 국민의 피로감’에 대한 동아일보의 25일자 1, 3면 보도에 대해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이 보도로 인해 국민에게 현 정부의 개혁이 총체적 실패로 끝나고 있다는 인상을 주지나 않을까 매우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김대통령도 착잡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일부 개혁 진행상의 문제점을 지적한 데 대해 수긍이 간다”면서도 “하지만 각론상의 잘못을 놓고 마치 전체 개혁이 실패한 것처럼 지적한 것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가장 심각한 지적을 받았던 정치개혁은 야당의 발목잡기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고 항변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인사는 “국정을 보다 잘 운영하라는 채찍질로 받아들인다”면서도 “잘 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언론이 너무 인색한 것 같다”고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국정개혁에 대한 국민 피로감의 원인으로 ‘정부의 혼선과 무능력’을 지적하면서 앞으로 당 정책위, 국회 상임위, 행정부가 참여하는 당정협의회를 활성화하고 총선 전 자민련의 공조이탈로 기능이 정지된 고위당정회의도 부활시키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각종 논평을 통해 김대통령의 ‘피로감’ 발언을 집중적으로 문제삼았다.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주가는 폭락하고, 정부 정책은 오락가락하고 개혁 대상 인물을 총리로 기용하는 등 민의를 외면한 정치로 국민은 피로감이 아니라 절망감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대변인은 이어 “대통령이 이런 상황을 초래한 원인을 엉뚱하게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밤새도록 울고 나서 누가 죽었느냐고 묻는 격”이라고 비난했다.

이한구(李漢久)정책실장도 “총선이다, 정상회담이다 해서 현안을 미루지 말고, 일이 생겼을 때마다 인기 위주의 단기 처방을 내놓지 않으면 굳이 개혁, 개혁 하지 않아도 잘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최영묵·송인수기자>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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