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리 지명 정국]한나라당 반발-뒷얘기

  • 입력 2000년 5월 22일 19시 13분


한나라당은 22일 그동안 설이 분분하던 자민련 이한동(李漢東)총재의 국무총리 지명이 현실화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비난 발언을 퍼부어댔으나 ‘위험 수위’를 넘지는 않았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한동총재의 총리 지명을 통한 DJP 공조 복원을 ‘국민 기만행위’로 규정하면서도 ‘인위적 정계개편’으로의 확대 해석은 자제. 그는 “인위적 정계개편은 국민이 선택한 구도를 깨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DJP 공조 복원은 인위적 개편이기에 앞서 국민 기만”이라고 거듭 강조.

이회창총재는 대신 “국민 기만에 대해 야당이 손들어 주기 어렵다”면서 신임 총리에 대한 국회 임명 동의가 간단치 않을 것임을 예고. 그는 특히 과거 ‘이한동계’에 속했던 인사들의 이탈 표 가능성에 대해 “우리 당 소속 의원 중 그런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

이회창총재는 이어 “총선 후 여권의 행태를 보면서 상당수 국민은 상생(相生)의 정치를 제대로 할 마음의 자세가 있는지 의혹을 갖고 있다. 이런 식으로 자꾸 하면 안된다”면서 “사실 많이 참고 있는데 서로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

○…주요 당직자들도 일제히 이한동총재의 총리 지명을 ‘부당 인사’라며 비난.

이부영(李富榮)원내총무는 “국가경제가 어려운 시점에 경제를 아는 사람이 총리에 임명되어야 한다”면서 “DJP 공조 복원을 목적으로 변신한 인물을 총리로 임명한 것은 정실 인사의 표본이다”고 혹평.

정창화(鄭昌和)정책위의장은 “최근 이한동총재의 정치행보가 떳떳하지 못했다”며 “선거 때 야당의 길을 가겠다고 그렇게 공언하더니 결국은 이를 뒤집었다”고 맹공.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시대가 바뀌었는데도 정략에 의해 정국을 풀어가려는 구태의연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모습에 변함이 없고 김종필(金鍾泌)자민련명예총재의 ‘자의반 타의반’ 행보가 21세기에도 이어지고 있다”면서 DJP를 싸잡아 비난.

장광근(張光根)수석부대변인도 “자민련은 여와 야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색깔을 바꾸는 카멜레온 정당인가”라고 가세.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