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교섭단체 꿈 가물가물…한나라 반응 냉담

  • 입력 2000년 5월 11일 19시 29분


“국회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한다면?”

자민련 당직자들은 이 질문에 “왜 안된다는 가정부터 하느냐”(김학원·金學元대변인) “그런 물음에는 답하고 싶지 않다”(오장섭·吳長燮원내총무)며 불쾌한 표정부터 짓는다. 오로지 “반드시 관철한다”는 다짐뿐이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당내엔 비관론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한 당직자는 “한나라당이 ‘DJ 대 반DJ’라는 대선 필승구도를 포기하겠느냐. 더욱이 자민련에 한나라당 몫의 국고보조금 20억원을 내주는 일을 용납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최악의 카드’라며 거론조차 회피했던, 민주당의 지원 아래 호남 무소속 당선자를 영입하는 방안을 차선의 대안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자민련의 ‘희망사항’. 호남 무소속 당선자들은 “생각해본 일조차 없다”(강운태·姜雲太) “상상할 수도 없는 일”(박주선·朴柱宣)이라는 반응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민국당 김윤환(金潤煥)대표권한대행이 제시한 ‘일본식 연정(聯政)’에도 관심을 둔다. 일단 ‘범여권’에 편입한 뒤 민국당 및 무소속과 제휴, ‘무소속 구락부’를 추진한다는 구상이지만 이마저도 지금으로선 막연히 그려보는 ‘그림’에 불과하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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