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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5월 10일 01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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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동이 비교적 만족스러웠다”는 청와대와 상도동의 공식 언급과 회동이 순조롭게 마무리된 사실을 감안하면 일단 화해와 협력 분위기 조성에는 성공했다는 평가를 내려도 무방할 것 같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민주화 동지’로서의 역할을 상기하면서 앞으로 ‘상호협력’하기로 했고 지역대결구도의 타파를 위해서도 공동 노력하기로 합의한 대목. 이같은 합의는 향후 정국운영 과정에서 두 사람의 관계가 정치적 연대나 공조관계로까지 발전할 수 있느냐의 여부와 관련있는 대목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발표된 문구 상으로 볼 때는 긍정적인 전망도 가능할 것 같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정치권 일각에서 대두되는 ‘신 3김시대’와 맞물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무엇보다 김대통령의 입장에서는 ‘여소야대’구도의 돌파구를 김전대통령과의 관계복원에서 찾으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를 속단하기는 힘들다. 우선 김전대통령이 단 한번의 만남으로 김대통령에 대한 막후지원에 나설 정도로 감정의 앙금이 풀렸는지는 의문이다. 청와대측이 “이같은 회동이 앞으로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음미할 만한 대목. 현 정권 출범 이후 두 사람간의 갈등이 심화된 과정을 보더라도 완전한 신뢰회복에는 좀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영묵기자>ym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