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당선자 모임]지역주의 판칠라 우려 목소리

  • 입력 2000년 5월 9일 19시 54분


한나라당의 16대 의원당선자 연찬회에서 이회창(李會昌)총재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5·31’ 전당대회를 당이 거듭나는 계기로 삼자”고 강조한 것과는 달리 당선자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의원들은 “벌써 총재 부총재 경선 후보측으로부터 식사 제의와 협조요청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며 전당대회 조기 과열을 걱정했다. 일부 의원들은 지역주의 선거의 재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형근(鄭亨根)의원은 “부총재 7명 선출에 1인2표 연기명제가 확정됨에 따라 대의원 8000여명의 1만6000여 표 중 2000∼3000표가 당선 가능 득표수가 됐다”며 “부총재 후보들이 이렇게 많은 표을 얻기가 쉽지 않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경선이 조기 과열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부총재 경선 출마를 고려 중인 신경식(辛卿植·충북 청원)의원은 “1인2표제가 확정됨에 따라 각 대의원들은 자기 지역에서 나오는 2명에게 표를 몰아줄 가능성이 높다”면서 “충북의 경우 대의원 절대수가 부족해 공정한 경선이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수도권의 한 당선자는 “부총재 기탁금 5000만원, 총재 기탁금 1억원은 경선의 문턱을 높이기 위한 방편일 뿐”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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