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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5월 4일 19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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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 조계종은 4일 서정대 총무원장과 박태화 조선불교도연맹 중앙위원회 위원장이 각각 팩스를 통해 주고받은 인사말을 공개했다.
부처님 오신 날에 남북한이 공동 발원문을 채택한 적은 있었지만 양측의 불교 지도자가 상대측 신도에게 보내는 인사말을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측의 서총무원장은 “부처님의 법이 하나이듯 우리 겨레도 둘일 수 없다는 뜨거운 동포애로 북녘의 동포 여러분께 인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백두대간의 힘찬 모습처럼 온 겨레가 통일을 향한 염원을 한데 모아 불국토를 건설하자”고 말했다.
북측의 박위원장은 “통일의 향도성, 빛나는 이 땅 위에 남들이 부러워하는 현세의 지상정토, 풍성 번영하는 통일된 강성 대국을 그려보자”며 “힘있는 사람은 힘을 내고 지식있는 사람은 지식을 내고, 돈 있는 사람은 돈을 내어 통일 대업을 이룩하자”고 말했다.
남측이 ‘부처님 오신 날’과 ‘불자’ 등의 용어를 쓰고 있는 데 비해 북측은 ‘부처님 탄생일’ ‘법우’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또 서총무원장이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이란 직함을 쓴데 반해 박위원장은 ‘위원장 대선사’라는 직함을 썼다.
한편 한국불교종단협의회와 조선불교도연맹 중앙위원회는 이날 “남과 북의 불자들이 통일의 서원을 삼가 부처님 전에 발원한다”는 내용의 공동 발원문을 발표했다.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