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후원금-각계 면담요청 봇물 "싱글벙글"

  • 입력 2000년 4월 28일 19시 34분


‘4·13’총선 전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중앙당사에는 병풍 3개가 배달됐다. 2개는 총선 직전과 직후 7층 이회창(李會昌)총재실로, 1개는 총선 직후 6층 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실로 향했다. 모 의원과 당 지지자들이 보내온 이 병풍들은 총선 승리 후 한나라당의 달라진 입지를 반영하는 단적인 사례.

한나라당은 제1당이 된 이후 판이해진 ‘대접’에 연일 즐거운 비명이다. 그동안 마지못해 소액의 후원금을 냈던 대기업들로부터 수억원대의 후원금이 들어온 데 이어 아직 후원금을 내지 않은 기업들도 한나라당에 돈을 낼 의사를 전하고 있다고 한다.

각종 이익 직능단체는 물론 주한외교사절의 면담 요청도 쇄도한다. 26일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임원들과 민주노총 간부들이 정창화(鄭昌和)정책위의장을 찾았다. 이총재는 28일 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 이기호(李起浩)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으로부터 남북정상회담에 관한 보고를 받았으며 조만간 데라다 데루스케(寺田輝介) 주한일본대사 및 일본 중의원 방문단과 만날 예정이다.

이총재의 표정도 바뀌었다. 총선 전 빡빡한 유세일정에 “왜 쉬지도 못하게 이러느냐”며 짜증스러워했던 이총재는 총선 후 전혀 쉬지도 못한 상태에서 전국투어를 다니면서도 여유있는 표정으로 “일요일은 일정이 없느냐”고 묻기도 한다는 것. “총선 후 이총재에게 엔도르핀이 넘치는 것 같다”는 게 총재실 관계자들의 전하는 얘기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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