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남구 민주당 송정섭씨 "한나라 후보가 돈주며 회유"

  • 입력 2000년 3월 30일 23시 04분


부산 남구에 출마한 민주당 송정섭(宋正燮)후보가 30일 “한나라당 후보인 김무성(金武星)의원이 500만원을 주며 나를 회유하려 했다”고 폭로하면서 16대 총선에서 후보매수 시비가 처음 불거졌다.

송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의원의 요청으로 29일 저녁 부산 광안리 횟집에서 민국당 김용철(金容哲)후보와 함께 2시간여 동안 식사를 했으며 김의원이 식사 후 민국당 후보를 내보낸 뒤 ‘서로 조용히 선거를 치르자’며 100만원 다발 5개가 든 봉투를 내밀어 증거 확보 차원에서 이를 받아왔다”고 밝혔다.

그는 “김의원이 합동연설회에서 자신의 과거비리를 들춰내지 말아달라고 매수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주장했다. 김의원은 95년 통신업체 선정과 관련해 2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김의원은 “오랫동안 야당생활을 같이 한 선배정치인에 대한 선의로 돈을 줬는데 이를 악의로 받아들인 데 대해 인간적 배신감을 느낀다”며 “지지율이 비교가 안될 정도로 높은데 송후보를 매수할 이유가 있겠느냐”고 반박했다.

호기를 잡은 민주당은 이날 송후보를 통해 김의원을 선거법상 후보자 매수혐의로 부산지검에 고발하고 김의원의 의원직 반납과 후보 사퇴도 요구했다. 민국당 김철(金哲)대변인도 “돈 공천 의혹을 받아온 한나라당의 금권정치를 증명한 사례”라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이원창(李元昌)선대위대변인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으로부터 ‘20억+α’를 받은 것은 의리고, 김의원이 어려운 선배에게 500만원 준 것은 매수자금인가”라고 반격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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