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총선]4黨 휴일잊은 표밭갈이

  • 입력 2000년 3월 26일 19시 57분


《여야는 일요일인 26일에도 총선승리를 위해 표밭갈이에 총력을 기울였다》

▼민주당 YS고향 찾아 "지역주의 없애자"▼

○…민주당은 이날 이번 총선에서 제1당 의석을 확보하는데 관건이 될 전략지공략 차원에서 3명의 국회의원이 모두 야당소속인 제주에서 표밭갈이에 주력.

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제주를 방문해 제주 그린벨트 대책위원들과의 간담회, 제주 ‘4·3사건’ 희생자 유족 방문 등을 통해 정국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 이위원장은 “한나라당 총재라는 사람은 지난 2년 간 성공적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해온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하야를 주장하고 있다”고 비난한 뒤 “민주당이 안정의석을 확보해야 경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주장. 그는 이어 “오래된 사과나무는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는 만큼 새로운 사과나무를 심어야 한다”며 여당후보 지지를 당부.

이위원장은 오후에는 YS의 고향인 경남 거제지구당 개편대회에 참석해 망국적인 지역주의 극복을 역설. 그는 “세계가 하나가 되려는 시대에 망국적인 지역주의를 극복해야 하며 대결과 대립의 정치로는 경제선진국이 될 수 없다”며 “정책과 인물로 국가에 봉사하는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

그는 그러나 지역정서를 감안한 듯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를 비난하면서도 YS에 대해서는 일절 함구.

이위원장은 오후에는 YS의 고향인 경남 거제지구당 개편대회에 참석해 망국적인 지역주의 극복을 역설. 그는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는 지난 50년간 민주화와 근대화를 위해 달려왔다”며 “민주화를 이루는데는 수많은 지도자가 애썼고 YS와 DJ가 불굴의 민주화 투쟁의 지도자였다”고 강조.

이위원장은 또 “거제는 민족 지도자인 YS를 키운 땅이지나 YS는 지금 고통속에 있다”며 “그러나 그는 역사공간에서 공과를 공정히 평가받아 명예로운 존재로 남을 것”이라고 부연.

▼한나라 "이젠 국정원까지 나서 선거운동"▼

○…한나라당은 이날 국가정보원측이 전직 국정원 간부의 서울 종로지역구 출마를 포기토록 압력을 가했다고 주장하는 등 현 정부의 관권선거를 부각시키는 데 총력.

이원창(李元昌)선대위대변인은 “검찰과 경찰, 국정원까지 중앙은 물론 전국 지부가 동원돼 대대적인 여당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다”고 주장.

장광근(張光根)부대변인도 “국정원 현직 간부들이 서울 종로의 민주당 이종찬(李鍾贊)후보 당선을 위한 본격작업에 나섰다”며 이후보의 사퇴를 거론.

이회창총재는 이날 서울 가회동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전국구 비례대표 인선을 위해 부총재단과 협의하는 한편 전국구 후보들에게 개별 통보작업을 시작.

이총재 대신 경기 구리와 남양주지구당 개편대회에 참석한 홍사덕(洪思德)선대위원장은 “만일 현 정권이 관권선거를 계속하면 설령 다수 의석을 얻더라도 국민적인 저항에 부닥칠 것이며 김대통령도 대통령직을 정상 수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

홍위원장은 “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이 무려 46조7000억원을 벌어갔다는데 이 돈은 전국민이 100만원씩을 갖다 주어도 모자라는 돈”이라며 “대통령책임제 하의 선거는 대통령이 한 일의 책임을 묻는 것인 만큼 한나라당 후보를 찍어달라”고 호소.

▼자민련 "중부정권 창출 도와달라" 거듭 역설▼

○…자민련 이한동(李漢東)총재는 이날 오전 지역구인 경기 포천에서 선거대책위 발족식을 가진 뒤 오후에는 경기 의정부와 서울 도봉을 지구당대회에 참석, ‘중부정권 창출론’을 거듭 역설.

이총재는 의정부 행사에서 “경기도는 건국 이후 단 한번도 역사를 이끄는 기관차가 돼 본 일이 없이 언제나 끌려다니는 객차 신세였다”며 “이제 타 지역 정권의 정치식민지라는 굴레를 벗어던질 때가 됐다”고 주장. 그는 특히 “1000년전 고려가 중부권을 바탕으로 한반도를 통일한 유일한 중부정권이었다”고 상기시키며 왕건(王建)의 후삼국 통일을 거론.

그는 또 기자간담회에서 “한강 이북 11개 시 군의 인구가 250만명이 넘는다”며 “주민 편익을 위해 경기도의 분도(分道)를 추진하겠다”고 언급. 이에 앞서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는 25일 경기도지부 개편대회에서 “이총재는 자민련의 총사령관으로서 21세기를 이끌고 갈 지도자”라며 이총재에게 ‘힘 실어주기’를 시도. 그러나 JP는 이총재 발언이 ‘내각제 포기’로 비쳐지는 데 대해 기자들에게 “선거 때니까 얘기하다보면 ‘오버’할 수도 있다. 이총재 얘기에 너무 비중을 두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주문.

JP는 26일에는 별다른 일정없이 서울 청구동 자택에서 본격 선거전 돌입 전 마지막 휴식을 취하면서 전국구 인선 등을 구상.

▼민국 "1인독재 심판" 부산서 바람몰이▼

○…민국당은 이날 오후 부산 북-강서을과 영도지구당 후원회에 신상우(辛相佑) 박찬종(朴燦鍾) 장기표(張琪杓)최고위원 등이 대거 참석, 바람몰이를 시도.

장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 민주당의 공천무효판결과 관련, “민주당이 판결을 무시하고 당규를 임의로 개정해서 재공천하는 것은 법치주의를 뒤흔드는 일이고 유권자를 무시하는 태도”라며 “이번 총선에서 1인지배정당, 1인독재를 엄중하게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 그는 또 북한의 일방적인 서해안 통항질서 공표와 관련, “얼마전 ‘김대중정권의 베를린선언으로 북한의 도발가능성이 있다’고 했는데 이번에 이것이 현실로 드러났다”며 “이러한 김대중정권의 햇볕정책은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

한편 조순(趙淳)대표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예정된 강원 원주지구당 후원회에 불참한 채 고향인 강릉 지구당 행사에 참석.

이미 조대표는 전국구 불출마 의사를 밝혔으나 뜻을 바꿔 전국구 1번을 맡느냐, 아니면 강릉 출마를 하느냐를 놓고 숙고 중이라는 전문.

<박제균·이철희기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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