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간 이회창 "우리가 元祖 야당"

  • 입력 2000년 3월 3일 19시 17분


‘진짜 야당은 한나라당.’ ‘대구는 한나라당을 사랑해요.’

3일 한나라당 대구필승결의대회가 열린 대구 실내체육관에 내걸린 플래카드는 이날 대회의 성격을 한마디로 요약해주는 것이었다. 공천파동의 와중에서 한나라당이 ‘유일 정통야당’임을 부각시키고 지역 민심을 다잡는 게 대회의 주안점임을 확연하게 드러내보였다. 한나라당은 9일 부산필승결의대회, 13일 경북필승결의대회(포항)를 열어 신당바람을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민국당-자민련 비난▼

○…1만5000여명의 당원이 참석한 이날 대회는 시종 박수와 환호 속에 진행.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지금 DJ 정권이 동진정책이다 뭐다 하는 마당에 민국당의 출범은 결과적으로 여권의 야권분열 의도를 돕는 것”이라면서 “자민련이 야당 선언을 했지만 총리직을 내놓지 않고 정부산하기관의 고위직을 배분받아서 즐기고 있는 정당이 어떻게 야당이냐”고 열변.

○…홍사덕(洪思德)선대위원장은 “이 정권이 들어서고 지역감정이 심화한 것은 주요 권력기관에 호남사람을 포진시킨 지역편중 인사 때문”이라고 역설. 안택수(安澤秀)의원은 “민국당 때문에 부산사람들이 또 실수하려 한다. 이인제(李仁濟)를 찍어 김대중(金大中)씨가 당선된 것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우리가 가르쳐 주자”고 주장했고 대구 남구 공천자인 현승일(玄勝一)전국민대총장도 “이 정부의 예산 배정이 광주에 집중되고 있다”고 말하는 등 지역감정 유발 발언이 난무.

이날 대회에는 그동안 당내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여러 추측을 불러일으켰던 박근혜(朴槿惠)부총재와 강재섭(姜在涉)대구시지부위원장이 참석, 민국당을 ‘임시 가건물’ 등으로 비난.

<대구〓박제균기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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