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오세훈-원희룡씨 野입당에 '이중플레이' 비난

  • 입력 2000년 1월 13일 20시 12분


오세훈(吳世勳) 원희룡(元喜龍)변호사 등이 13일 한나라당에 입당하자 그동안 이들을 영입하기 위해 경쟁을 벌었던 여야는 상반된 분위기 속에서 뜨거운 설전(舌戰)을 벌였다.

영입이 지지부진했던 한나라당은 이들이 입당하자 한층 고무된 반면 민주당은 이들이 ‘이중 플레이’를 했다며 비난하는 등 발끈했다.

민주당 김민석(金民錫)대변인은 “두사람과 깊숙이 접촉해 왔으며 오변호사는 최종형식만 남았을 뿐 내용적으로 얘기가 다 됐었다”면서 “인간적으로 허탈하고 배신감을 느낀다”고 주장. 이에 대해 오씨는 입당회견에서 ‘여야를 기웃거린 것 아니냐’는 질문에 “민주당 인사들을 만나 입당제의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쪽의 일방적인 희망사항이었다”면서 “야당이 여당보다 활동공간이 넓을 것으로 생각했고 환경운동가로서 영월 동강문제나 그린벨트 해제 등 여당의 환경정책에 실망해 야당을 택했다”고 말했다. 원씨도 “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여당 인사들을 만나 입당 제의를 받은 바 있다”면서 “그러나 국정혼란에 대해 의견을 개진했을 뿐 입당을 약속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장광근(張光根)부대변인은 성명에서 “젊은 인재들이 한나라당을 택한 이유는 집권 여당에 희망이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오씨와 원씨 중 한사람은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전국구로 옮길 경우 이총재의 지역구인 서울 송파갑을 물려받고 나머지 한사람은 서울 양천갑이나 경기 분당 일산 중 한곳을 희망하고 있다는 게 당내의 관측이다. 그러나 이들이 출마희망지역으로 꼽은 지역구의 원외위원장과 출마준비자들이 반발하고 있어 지역구문제가 어떻게 정리될지도 관심사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