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공천접수 마감안팎]李총재 만류불구 공천 신청

  • 입력 2000년 1월 10일 19시 48분


6일부터 16대 총선후보 공천신청을 받은 한나라당은 10일 접수를 일단 마감했다. 한나라당 공천신청자 공모에는 9일까지 108명이 공개 접수했으나 마감일인 10일 400여명이 몰려 2 대 1 안팎의 경쟁률을 기록. 그러나 한나라당은 ‘대어(大漁)’의 추가 영입을 위해 앞으로도 비공개 신청의 문은 열어놓기로 했다.

○…서울 송파갑 출마 여부를 두고 당내에서 논란을 빚었던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날 오후 3시반경 보좌관을 통해 공천신청서를 제출. 당내 상당수 의원과 측근들은 “총재가 지역구에 출마하면 지원유세 등 당 총선전략 전반에 차질이 생긴다”며 만류했고 당내 일각에서는 민주당으로 출마하는 김성순(金聖順)송파구청장이 ‘예상 밖의 강적’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이총재는 “이번 총선 출마는 송파갑 주민들과의 약속”이라며 출마 고집을 꺾지 않았다는 것.한 측근에 따르면 이총재는 ‘선거구 조정 등을 살피면서 공천신청을 해도 늦지 않다’는 건의를 받았으나 ‘다른 신청자들과 똑같은 절차를 거치겠다’며 신청을 하라고 지시했다는 것.

○…이총재 측근 중 고흥길(高興吉)특보는 성남 분당에, 진영(陳永)변호사는 서울 용산에, 유경현(柳瓊賢)전민주평통사무총장은 서울 양천갑에, 황영하(黃榮夏)전총무처장관은 경기 파주에 각각 공천신청서를 제출.

일찌감치 강원도에 내려가 삼척지구당위원장으로 터를 닦아온 진경탁(陳京鐸)전의원도 신청서를 냈으며 박세훈(朴世勳)강원지사비서실장은 속초-고성-인제-양양이 분구될 경우 출사표를 던질 예정.

당 관계자들과 일부 측근 사이에서는 “총재 측근들이 대거 공천신청을 내는 것은 문제가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이날까지 비공개 신청서를 접수한 사람은 20여명으로 “현직관료 군장성 언론인 등이 포함됐다”는 게 당 관계자의 설명. 지난 대선 때 이회창후보 찬조연설을 했던 ‘빠떼루 아저씨’ 김영준(金寧俊)씨는 고양 덕양에 공천신청을 냈고 이동화(李東和)전대한매일주필은 동대문갑에 신청서를 접수.

이밖에 영입교섭 중이거나 비공개로 신청한 사람 중에는 씨름선수인 L씨, 아나운서 H씨, 언론인 C씨 등이 포함됐다는 후문.

○…이날 공천신청이 일단 마감됨에 따라 당내에서는 공천심사위원회 구성을 두고 계파간 힘겨루기가 치열해질 전망. 공천심사위원장에는 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이 유력하며 10명 내외로 구성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총재는 이날 총재단 및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외부인사도 2, 3명 포함시켰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피력해 사상 처음으로 외부인사의 공천참여가 실현될 전망.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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