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회동 표정]JP "美서 밝힌 입장 변하지 않았다"

  • 입력 1999년 12월 22일 22시 43분


22일 오후 국민회의 자민련 의원 송년만찬에 앞서 이뤄진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의 청와대 회동은 그동안 무성했던 합당논의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

○…이날 DJP회동은 예정시간(30분)보다 5분을 넘겨 끝났다. 회동 직후 김대통령과 함께 만찬장으로 향하던 김총리는 대기하고 있던 김용채(金鎔采)총리비서실장에게 단호한 어조로 합의사항을 구술했고 곧바로 이덕주(李德周)총리공보수석비서관을 통해 발표.

만찬에 참석했던 박준영(朴晙瑩)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은 뒤늦게 이를 전달받고 한시간쯤 뒤 공식발표.

○…회동에서 김대통령은 “총리께서 미국에서 합당과 관련해 의사를 밝히셨는데 그렇게 생각하시면 우리가 그렇게 이해를 하겠다. 어떠시냐”고 물었고 김총리는 “미국에서 말한 것이 변하지 않았다”고 답변.

이어 김총리는 자민련 내부반발 등 합당을 할 수 없는 사정을 상세히 설명했고 김대통령은 “각 당의 입장을 존중해야 한다. 그러나 공조는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

○…청와대측은 이날 DJP회동 직전까지만 해도 대체로 “한번 만나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일이냐”며 합당논의 유보 쪽으로 예측.

그러나 합당을 안하기로 합의했다는 결과가 발표되자 관계자들은 다소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대통령께서 김총리측의 분위기를 전달받고 더이상 시간을 끌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 같다”고 분석.

총리실측도 “이렇게 명확한 결론이 나올 줄은 몰랐다”는 반응.

김총리의 한 측근은 “원래부터 김대통령이 합당쪽에 크게 마음을 두지 않았던 것 아니냐”고 언급.

○…한편 양당의원 송년만찬장도 DJP회동 결과가 알려지면서 한때 술렁. 국민회의 의원들은 “그게 사실이냐”며 반신반의했으나 자민련 의원들은 “JP가 모처럼 진면모를 보여줬다”며 반색.

김총리는 이날 인사말에서 지난 1년의 국정성과와 김대통령의 지도력을 칭송하면서도 “여러가지 뜻하지 않은 유감스러운 일로 대통령께 걱정을 끼쳐드리고 국민에 실망을 안겨줬던 것도 사실”이라고 한마디.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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