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총리 '자민련 독자성' 강조…'합당소신 바뀌나' 갸우뚱

  • 입력 1999년 11월 7일 20시 05분


한동안 공동여당의 합당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발언을 자주 하던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가 최근 들어 부쩍 자민련의 독자성을 강조,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많다.

김총리는 4일 강원 춘천에서 열린 자민련의 ‘신보수 대토론회’에서 “대한민국이 존속하는 한 이 땅의 자유와 민주를 지켜야 할 책무가 자민련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앞서 자민련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지금은 대통령을 모시는 위치여서 내 소리를 안냈지만 정초에 (당에)돌아가면 내 소리를 낼테니 들어보라. 마지막 기회로 생각하고 여러분과 함께 뒹굴겠다”며 당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이는 “국가를 위해 당이 조금 섭섭해도 한 단계 뛰어넘어 국가적 견지에서 선택해야 한다”(10월1일 케이블TV Q채널 인터뷰)는 김총리의 평소 발언과는 확연히 다른 내용이다.

김총리는 또 매주 한번씩 가져온 청와대 주례보고를 최근 한달 가까이 생략했다. 또 김정길(金正吉)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의 총리실 출입도 요즘 들어 뜸해 “김총리의 ‘합당 소신’에 변화가 생긴 게 아니냐”는 얘기가 적지않은 실정이다.

그러나 자민련 관계자들 대부분은 김총리의 이런 언행을 ‘당내 반발 무마용’ 정도로 간주하는 분위기다. 자민련의 양대 세력인 충청권과 영남권의 정서를 등에 업은 박태준(朴泰俊)총재의 합당 불가 압력이 워낙 거세 김총리가 일단 당의 정체성을 강조하며 이들을 달래려 한다는 분석이다.

자민련의 한 관계자는 7일 이와 관련, “공동여당의 합당 없이는 여권의 내년 총선 전망이 어둡다는 김총리의 생각에는 변화가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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