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외교통상委 초점]"탈북자문제 정부 무관심" 질타

  • 입력 1999년 10월 15일 20시 00분


15일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의 외교통상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그 어느때보다 현안이 많았다. ‘탈북자 문제’ ‘동티모르 파병’ ‘노근리 사건’ ‘로버트 김 사건’등.

그러나 이날 의원들의 질문은 탈북자 문제에 집중됐다.

특히 중국에서 북한 탈북자 돕기에 앞장서고 있는 사단법인 ‘좋은 벗들’이사장인 법륜(法輪)스님과 탈북자 김영호씨가 직접 증인으로 나서면서 △탈북자 수 △정부의 대책 △대북 포용정책 등을 둘러싸고 야당의원과 정부간에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

법륜스님은 증언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탈북자 수에 대해 “최소한 30만명 이상”이라며 “그 중 75%가 여성이며 그 중 절반가량이 결혼 형태로 인신매매된 상태”라고 밝혔다.

법륜스님은 또 정부대책에 대해서도 “탈북자 문제는 이미 쉬쉬해서 넘어갈 수준을 넘었고 정부가 적극 나서서 최소한 강제송환이라도 막아야 한다”며 “햇볕정책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 조건부가 아닌 무조건적인 대북 식량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탈북자 김씨도 “북한을 탈출한 뒤 옌볜(延邊)지역을 유랑하며 닥치는대로 일을 했으나 탈북자라는 신분상의 약점 때문에 임금을 받지도 못하고 인간적인 모멸을 당해왔다”고 증언했다.

두 사람의 증언이 있자 한나라당 의원들은 탈북자 문제에 대한 ‘조용한 외교’를 강조하고 있는 외교통상부에 대해 포문을 열었다.

박관용(朴寬用) 김덕룡(金德龍) 이신범(李信範)의원 등은 “홍순영(洪淳瑛)장관이 주장한 탈북자 1만∼3만명의 근거가 뭐냐”며 “정부는 탈북자에 대한 무관심을 수치 축소로 은폐하지 말라”고 추궁했다.

야당의원들은 특히 동티모르 파병문제와 탈북자 문제를 연계, “동티모르 주민들의 인권은 중요하고 굶주림에 지쳐 허덕이고 있는 수십만 탈북동포들의 인권은 무시해도 좋은 것이냐”고 따졌다.

홍장관은 답변에서 “탈북자 문제에 대해 중국측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고 비공식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며 “정부는 탈북자들의 인권을 결코 외면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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