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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7월 29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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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련 명예총재인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와 박태준(朴泰俊)총재는 29일에도 소속의원들을 만나 설득했으나 충청권 내각제 강경파의 반발기류는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김용환(金龍煥)전수석부총재가 김총리 초청 소속의원 당무위원 오찬간담회가 열리는 날(8월2일) 저녁 충청권 의원 20명을 초청, 저녁식사를 함께 할 계획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 지도부는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자칫 ‘세대결’ 양상으로 비칠 만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전수석부총재는 “김총리 초청 만찬이 당초 29일에서 2일로 미뤄지면서 내가 저녁을 내기로 한 날과 겹치게 된 것”이라며 “당중당(黨中黨)의 모습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충청권 의원들로선 ‘선택의 기로’에 설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김총리와 김전수석부총재간의 ‘화해’를 위한 주변사람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간의 갈등은 이미 회복하기 어려운 정도가 된 듯하다.
김전수석부총재는 29일 기자들과 만나 “나는 ‘사직원’을 낸 게 아니라 ‘사직서’를 냈다”며 당무복귀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나는 이미 ‘당을 떠나지는 않는다. 다만 비켜 있겠다. 어떤 모습으로 지나가는지 지켜보겠다’고 했다”며 단호한 의지를 거듭 밝혔다.
○…당관계자들은 김총리나 박총재가 김전수석부총재의 당무복귀 설득에 너무 소극적이 아니냐고 지적한다. 한 의원은 “김총리가 직접 김전수석부총재의 한남동 집에 찾아가 도와 달라고 부탁하는 정도의 노력도 없이 일이 되겠느냐”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충청권 의원들은 “9월 전당대회 때 내각제 관철 등을 기치로 김전수석부총재를 내세워 당권도전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김총리는 이날 총리실 비서관회의에서 전날 열린 자민련 당무회의에서 내각제 유보안건의 추인이 보류된 사실을 보고받으며 입을 굳게 다문 채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정연욱·이철희기자〉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