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총선 多者대결」구상…선거후 정계개편 추진

  • 입력 1999년 7월 26일 22시 46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국민회의 자민련 제삼세력 등을 망라하는 이른바 ‘2여(與)+α’ 방식의 신당창당이 어려워짐에 따라 ‘다자(多者)대결구도’로 내년 국회의원 총선을 치르고 총선 후에 ‘헤쳐모여’ 방식의 대규모 정계개편을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회의가 현재 각계 엘리트들을 영입해 가능하면 9월 중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도 이같은 김대통령 구상의 일환인 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의 이같은 구상은 ‘2여+α’ 방식의 신당창당이 자민련측의 반발로 어려워진데다 26일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회견을 계기로 ‘YS신당’의 창당움직임이 가시화됨에 따라 내년 총선이 국민회의 한나라당 자민련 YS신당 등의 다자대결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대통령의 구상이 이처럼 ‘2여+α’에서 ‘1+α’로 굳혀짐에 따라 국민회의측은 8월말까지 일단 100∼150명의 각계 명망가 전문가 재야인사들을 영입한다는 목표아래 영입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26일 “‘2여+α’ 방식의 신당창당은 자민련측이 자발적으로 원한다면 모르지만 인위적으로 추진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연말에 자민련과의 합당이 이루어진다해도 총선까지 불과 4개월여밖에 남지 않아 창당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조기 창당구상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특히 김전대통령 주도의 ‘YS신당’이 출범할 경우 다자구도가 형성되기 때문에 내년 총선에서 국민회의가 제1당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같은 기반 위에서 총선 후 주도권을 갖고 안정의석확보를 위한 정계대개편을 추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민회의는 그동안 물밑에서 추진해온 조순(趙淳)명예총재 이한동(李漢東)고문 등 한나라당 비주류중진의원들의 영입작업도 일단 중단하고 이들의 독자적인 세력화를 지원한 뒤 총선 후 정계개편 때 집단영입한다는 복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관·김창혁기자〉dk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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