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부총재 사퇴/자민련분위기]비주류 黨장악 우려

  • 입력 1999년 7월 16일 19시 05분


16일 자민련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의 당직사퇴로 악화될 것 같던 자민련의 내분(內紛)이 오히려 표면상으로는 조정국면에 들어섰다.

충청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내각제 강경파들은 심정적으로는 김수석부총재에 동조한다면서도 이를 당장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았다. 일단은 사태 추이를 지켜본 뒤 행동통일을 모색하겠다는 주장이었다.

김수석부총재의 최측근인 이인구(李麟求)부총재도 사의를 표명했으나 이를 끝까지 고집할 것 같지는 않다. 강창희(姜昌熙)원내총무 역시 사퇴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물음에 성난 목소리로 “모르겠다”고 답해 곤혹스러운 심정을 나타냈다.

이들이 이처럼 달라진 반응을 보이는 것은 섣불리 몸을 움직였다가 되돌이킬 수 없는 사태를 맞을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의 연내 내각제 개헌 포기 발언 이후 박태준(朴泰俊)총재를 중심으로 한 비충청권의 당 장악력이 커져 이를 의식한 측면도 없지 않은 듯하다.

그러나 당 내분이 쉽게 마무리될 것 같지는 않다. 연내 개헌 포기가 기정사실화하면서 충청권의 정서가 워낙 악화돼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들이 언제 다시 행동통일을 할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김수석부총재도 이날 기자들에게 “앞으로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자주 보자”고 말해 앞으로 독자행동을 추구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충청권 의원 대부분도 이날 김수석부총재 사무실을 찾아가 결연하게 행동을 함께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후문이다. 구천서(具天書)의원은 “지금 분위기로는 내년 선거에서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에 김총리의 결단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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