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국정원 언론단」상임위서 공세 별러

  • 입력 1999년 6월 20일 20시 13분


한나라당이 국가정보원의 ‘언론단’ 신설 움직임과 관련해 국회 문화관광위를 열어 현정부의 언론정책 전반을 따지기로 함에 따라 논란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정부가 국정홍보를 강화하겠다며 국정홍보처를 신설한 데 이어 국정원에 언론 전담 기구 신설을 추진하는 것은 언론을 장악하려는 음모가 분명하다고 주장한다.

문광위 소속인 한나라당 의원들의 다짐도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강용식(康容植)의원은 “잇단 악재로 정권의 존립 기반에 불안이 가중되니까 정보기관을 강화해서 대처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박종웅(朴鍾雄)의원은 “정부가 국정원을 통해 언론을 장악하고 통제하려 한다면 국민의 불신이 가중돼 오히려 현정부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성범(朴成範)의원도 “국정원은 언론단 신설이 직제개편의 일환일 뿐 언론을 통제하거나 간섭할 의도가 없다고 설명했으나 우리가 보기에는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의 언론 관련 주무부서인 문화관광부도 있고 국정홍보처를 신설한 마당에 국정원에 언론 관련 정보수집 및 분석업무를 담당하는 별도 부서를 만들겠다는 것은 정부부처를 통한 언론 통제가 어려우니까 정보기관을 통해 통제하려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언론 관련 업무는 문화부와 국정홍보처로 일원화하고 국정원은 해외정보와 대북정보 수집에 전념하는 게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회의 최재승(崔在昇)의원은 “국정원에서는 그런 의도가 전혀 없다고 하지 않느냐”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국정원은 천용택(千容宅)원장이 취임한 이후 오히려 조직을 축소하고 있다”며 “‘국민의 정부’에서 언론공작 기능을 부활시킨다는 야당의 주장은 이성을 잃은 것”이라고 반박했다.국민회의 길승흠(吉昇欽)의원은 “아직 우리 당내에서 논의한 바 없어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고만 말했다. 그러나 길의원은 “국정원의 조직문제는 문화관광위의 의제가 아니다”며 한나라당의 공세에 대해 ‘의제 성립 불가’라고 주장했다.

〈김차수·김창혁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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