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국회본회의 햇볕정책 맹공…『우리가 받은건 총알』

  • 입력 1999년 6월 18일 19시 28분


18일 국회의사당은 ‘햇볕’과 ‘신북풍’ 논란으로 시종 어수선했다.

○ …이날 국회본회의 긴급 현안질의에 나선 한나라당 허대범(許大梵)의원은 “우리가 북한에 비료를 제공하면서 북한으로부터 받은 것은 총알과 대통령에 대한 욕설 뿐”이라고 맹공. 이신범(李信範)의원도 “교전 상대에게 물자를 대주고 원조를 하는 일은 세계 전사에 없는 일”이라고 흥분.

이에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의원은 햇볕정책의 정당성을 자세하게 설명하면서 “햇볕정책을 포기하면 전쟁을 하자는 얘기냐”고 야당의원들을 공박했고 임복진(林福鎭)의원은 “햇볕정책에 대한 국민 공감대가 확산되지 않은 만큼 ‘참여 안보’를 실시하라”고 주문.

○…자민련 변웅전(邊雄田)의원은 “소위 신북풍의 망발을 계속하면 인민군 탱크가 서울시청 앞에 나타나기 전에는 어떤 전쟁상황도 국민이 믿지 않게 된다. 신북풍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이 나라 국민에게 마약을 먹여 안보불감증 중독자로 만드는 마약사범이나 다름없다”고 한나라당을 향해 극언.

특히 변의원은 “신북풍론은 아들을 군대에 보내지 않고 빼돌린 사람이나 할 수 있는 발상”이라며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를 겨냥하자 야당 의석에서는 “무슨 소리야” “그만해”라고 고성이 난무하는 등 한때 소란.

이날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의원은 “6공화국 시절 임동원(林東源)통일부장관이 남북회담 대표로 북한에 갔을 때 친척 누군가를 만나서 약점이 잡혀 있는 것은 아니냐. 임장관은 50년 평북 선천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53년까지의 기간이 이력에 생략돼 있다”며 임장관의 전력(前歷)문제를 제기.

임장관은 이에 대해 “당시 누이동생을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공과 사는 철저히 구분해왔다. 1·4후퇴 때 월남해 국민방위군에 들어갔다 52년 가을 육사시험에 합격했다”고 해명.

○…이날 열린 정보위에서는 국가정보원이 제출한 ‘현안 보고서’에 북한경비정의 서해 북방한계선 침범이 ‘월선(越線)’으로 표현된 데 대해 야당의원들이 항의하자 이를 수정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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