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경비정 영해침범…심야대치 긴장 고조

  • 입력 1999년 6월 10일 01시 07분


북한경비정 6척이 8일에 이어 9일에도 인천 옹진군 대연평도 서방 10㎞ 해상에서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우리 영해를 또다시 침범해 우리 해군과 대치하다 남북한 함정끼리 접촉하는 사고가 빚어졌다.

이들 북한경비정 중 2척은 9일 오후 2시14분과 5시15분경 북한 영해로 돌아갔으나 나머지 4척은 계속 남하해 오후8시경엔 NLL남방 3∼7㎞ 해상까지 내려와 우리 고속정 12척과 뒤섞인 채 밤늦게까지 대치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남북한 함정간에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김진호(金辰浩)합참의장 주재로 대책을 논의했다.

합참은 북한경비정이 더 남하해 NLL 남방 해상의 ‘완충지대’를 넘어설 경우 명백한 도발행위로 간주, 교전규칙에 따라 경고사격에 이어 격침 나포 등 강경 대응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중이다.

이와 관련해 조성태(趙成台)국방부장관은 “북한경비정을 무조건 NLL 북방으로 밀어 올려라”며 “절대 밀려선 안되며 북한측이 무력을 사용할 경우 교전규칙에 따라 강력히 응징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경비정들은 9일 오전 5시40분경 북한의 꽃게잡이어선 30척을 보호하기 위해 NLL 북방 2㎞ 해상에 머물다 오전 6시20분경부터 차례로 우리 영해를 침범했다.

한줄로 나란히 선 북한경비정들이 NLL 남방 2∼6㎞ 해상까지 넘어오자 해군은 8일부터 경계근무중이던 고속정 8척을 동원, 북한경비정을 막기 위해 접근하면서 경고방송을 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 해군고속정 1척이 북한경비정 1척과 측면으로 부딪쳐 양쪽 함정이 약간 파손됐으나 서로 무력사용을 자제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해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고속정 4척을 더 출동시키는 한편 9일 0시에 해제했던 연평도 대청도 백령도 일대의 출어금지 조치를 다시 내렸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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