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파업공작 파문]『파업유도 보고서』있나 없나?

  • 입력 1999년 6월 8일 23시 36분


진형구(秦炯九)전대검공안부장의 ‘파업유도’발언은 취중 진담(眞談)인가, 실언(失言)인가.

대검 공안부는 8일 출입기자들에게 조폐공사파업 관련 보고서 철과 보고서 한 개를 공개하며 “노조 파업을 유도하는 내용이 실려 있는 보고서를 작성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대검 공안부가 공개한 보고서는 지난해 11월27일 작성한 것으로 12월1일 열렸던 ‘공안사범 합동수사본부 대책회의’를 위해 준비한 것으로 공안부의 한 검사가 보관해 온 것.

안영욱(安永昱)공안기획관은 “이 보고서 작성 이전에는 조폐공사파업과 관련해 대검에서 작성한 보고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안기획관은 “지난해 11월 이전에는 조폐공사파업과 관련해 경찰 노동부 대전지검에서 보고서를 받기만 했지 자체로 작성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또 “11월17일의 보고서에도 불법파업에 대한 엄정대처방침이 포함돼 있을 뿐 파업을 유도하라는 내용은 없다”고 못박았다.

대검은 그러나 진전부장이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지목한 이준보공안2과장의 보고서 철은 공개하지 않은 채 더이상 진상조사 계획은 없다고 밝혀 의문의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대검 공안부의 보고서는 일일보고 주간보고와 같은 정기보고서와 특별한 사안에 따라 별도로 작성하는 수시보고서로 분류되며 모두 15가지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대검은 검사 개인이 보관하고 있던 보고서 한가지만을 공개했다.

그러나 진전부장의 발언 내용이 ‘너무나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검찰의 공식 해명을 해명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측면이 있다. 검찰안팎에서는 “조폐공사의 파업이 지난해 10월 공사측이 갑자기 조폐창 통폐합계획을 발표하는 바람에 더욱 격화됐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분명한 해명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보고서의 실존 여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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