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차관급회담 합의안 서명…21일 베이징서 개최

  • 입력 1999년 6월 3일 19시 53분


이산가족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남북 차관급회담이 21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다. 또 이를 시작으로 남북회담이 정례화된다.

남북은 이날 오전 베이징에서 남측의 김보현(金保鉉)총리특별보좌관과 북측의 전금철(全今哲)아태평화위원회부위원장이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접촉을 속개, 이같은 최종합의안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다음달 말까지 북한에 비료 20만t을 제공하되 이 중 10만t은 20일까지 전달하기로 했다.

남북은 이번 차관급회담 의제를 ‘이산가족문제를 비롯한 상호관심사로 되는 당면문제’로 하고 이 중 이산가족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협의키로 했다. 회담은 공개를 원칙으로 하되, 합의에 따라 비공개로도 할 수 있도록 했다.

임동원(林東源)통일부장관은 3일 베이징 비공개 접촉의 합의 내용을 발표하면서 “이산가족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상당한 논의가 있었기 때문에 회담이 열리면 생사확인 서신교환 문제뿐만 아니라 고향방문단 교환이나 시범적인 상봉 등의 문제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장관은 특히 “이산가족 상봉의 경우 수와 시기가 문제일 뿐”이라고 말해 남북이 비공개 접촉에서 상봉원칙에 대체로 합의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남북은 차관급회담을 시작으로 하반기에 그 이상의 고위급 회담 개최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남북이 논의키로 한 상호관심사는 기본합의서 이행문제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남북은 이번 합의에서 1차회담 장소는 베이징으로 하되 2차회담부터는 다시 협의, 회담장소를 정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임장관은 “2차회담부터는 판문점으로 장소를 옮기자는 게 정부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20일까지 북한에 10만t의 비료를 제공하기 위해 이날부터 통일부를 중심으로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정부는 북한의 남포 해주 원산 청진 흥남 나진 등 6개항으로 비료를 분산수송키로 했다.

〈한기흥기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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