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당 폐지론 정가반응]『뜻은 좋긴한데 가능할까』

  • 입력 1999년 5월 9일 19시 51분


여권이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검토하고 있는 지구당 폐지 문제에 대해 여야의원들은 폐지론 취지에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표하는 분위기다.

수도권지역 국민회의의 한 의원은 “지역구 관리에만 한달 평균 2천여만원이 들어간다”면서 “지구당 관리비용이 정치비용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폐지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일”이라고 찬성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호남지역의 다른 의원은 “지구당폐지는 대체로 중대선거구가 전제 돼야 하는데 우리 현실에서는 중대선거구제로 바뀌더라도 유권자의식이 바뀌지 않는 한 지구당이 편법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야당에서는 지구당 폐지론에 대해 명분은 고비용정치구조 개선이지만 중대선거구제로의 전환을 위한 ‘자락 깔기’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경남지역의 한 중진의원은 “나처럼 지역구가 넓어 지구당 외에 연락사무소까지 두고 있는 사람은 야당이 된 뒤에도 한달에 최소 2천만원 이상의 운영비가 든다”면서 “취지는 좋지만 총선을 1년 앞두고 지구당을 폐지하는 것이 가능할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박제균·공종식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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