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개편안 국회심의]첫날부터 野 파상공세

  • 입력 1999년 4월 19일 19시 40분


19일 시작된 제2차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한 국회심의는 초장부터 야당의 파상공세가 쏟아져 ‘험난한 전도(前途)’를 예고했다. 이날 한나라당의원들은 내년 총선을 앞둔 탓인지 조직개편이 미치는 정치적 영향을 집중 부각시키려는 자세를 보였다.

공방의 주무대는 국정홍보처 신설문제를 다룬 문화관광위.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 남경필(南景弼)의원 등은 “정부가 국정홍보처를 신설키로 했다가 ‘언론통제’라는 비판여론이 빗발치자 신문과 방송행정업무를 현행대로 문화관광부에 남기기로 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한나라당 강용식(康容植) 임진출(林鎭出)의원도 “1년전 공보처의 ‘공’자도 싫다며 공보처를 폐지한 정부가 똑같은 기능을 가진 국정홍보처를 부활하려는 것은 뭔가를 착각했거나 언론장악음모를 드러낸 것”이라고 가세했다.

공보처차관을 지낸 한나라당 이경재(李敬在)의원은 행정기구인 방송위를 설치하려는 통합방송법안과 국정홍보처신설을 연계시키면서 방송의 중립성 훼손가능성을 우려했다. 이의원은 특히 “방송사 인사권을 방송위에 부여하는 것이야말로 방송통제의 핵심”이며 “MBC를 민영화한다면서도 실제로 정부가 이를 장악할 수 있는 길을 터놓았다”고 통합방송법안을 악법 중 악법이라고 주장했다.그러나 국민회의 최재승(崔在昇)의원은 “과거 공보처가 언론업무에 치중해 비판을 받은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해서 국정홍보기능의 중요성을 부정해서는 안된다”며 정부 옹호에 나섰다. 그러나 상당수 여당의원이 불참해 신낙균(申樂均)문화관광부장관이 ‘외로운 방어’를 해야 했고 때때로 적절한 답변을 내놓지 못해 궁지에 몰렸다.

재정경제위 등에서도 야당의원들은 정부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의 공동여당 내 불협화음 등을 거론하며 “집권 1년을 맞아 정책담당자들이 실적 올리기에 급급해 현실성 없는 시안들을 중구난방으로 쏟아냈다”고 비판했다.

특히 재경위에서는 기획예산위와 예산청을 통합한 기획예산처를 신설해 경제부처의 예산기능과 경제정책조절기능을 분리시키려는 정부안이 최대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원재기자〉w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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