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씨 영남나들이]5공 신당說 급부상

  • 입력 1999년 4월 4일 19시 48분


허화평(許和平)전의원은 2월 경북 포항에서 출판기념회를 갖고 정치재개를 공식 선언한 뒤 내년 총선에 대비해 포항 지역을 골목골목 누비고 있다.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의 동생 경환(敬煥)씨도 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수시로 대구를 찾아 ‘내년 총선을 준비 중’이라는 풍문이 무성하다. 정호용(鄭鎬溶)전의원은 본인은 정치 재개를 부인하고 있으나 오랜 지기는 “올해말 쯤 결단을 내릴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달 대구의 한 언론사가 대구 경북(TK) 주민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0% 이상이 5공세력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이 현재 이 지역의 ‘집권정당’이지만 지역 주민 입장에선 기대에 못미친다는 밑바닥 여론의 반영으로 풀이됐다.

여권에선 TK 지역의 이런 기류를 주목한다. 여권 주변에서는 5공 신당의 구체적인 창당 계획이 담긴 이른바 ‘J프로젝트’문서가 나도는 등 신당 창당 여부가 화두로 부상한 지 이미 오래다.

이러다 보니 여권 관계자들과 5공 인사들의 접촉도 가시화되고 있다. 김상현(金相賢)의원은 4일 전전대통령과 골프 회동을 가졌다. 지난달 22일 국민회의 장영철(張永喆)정책위의장 취임 축하 모임에는 신현확(申鉉碻)전국무총리 김준성(金埈成)전부총리 이원경(李源京)전주일대사 정수창(鄭壽昌)전상공회의소회장 등 TK원로 그룹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들은 현 정부의 TK 지역 후원세력을 자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자민련 박철언(朴哲彦)부총재는 대구 경북 지역의 한 여론조사에서 TK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꼽힌데 잔뜩 고무된 표정이다. 그는 요즘 입만 열면 “여야 3당에 젊은층을 포함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면서 ‘TK 대동단결론’을 외치고 있다.그러나 여권의 이같은 현실 인식과 달리 한나라당은 “이대로 울타리만 치고 있으면 다음 총선에서의 당선은 문제없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2일 한나라당 TK 의원 11명이 참석한 골프회동에서 참석자들은 “지역의 반(反)국민회의 정서가 더 강해지고 있다”면서 “소선거구제만 유지하면 현역 의원들의 당선은 따놓은 당상”이라고 입을 모았다는 것.

〈윤승모·송인수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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