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DJ비자금」공방…사직동팀 조작증언 파장

  • 입력 1999년 2월 10일 18시 59분


박지원(朴智元)청와대공보수석은 10일 전정권때 청와대 특명사정반인 이른바 ‘사직동팀’을 지휘한 박재목(朴在穆)전경찰청조사과장의 ‘DJ(김대중·金大中대통령)비자금자료 왜곡 과장폭로’ 증언과 관련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 등의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박수석은 사직동팀의 존폐문제와 관련해서는 “국가기관이 과거에 불법적인 일을 했다고 해서 모두 없앨 수는 없다”며 “현 정부에서는 경찰청장의 지휘를 받아 법률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해 존속방침을 분명히 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이날 이총재 주재로 주요당직자회의를 열고 청와대의 사과요구를 일축한 뒤 국정조사권을 발동해 ‘DJ비자금’을 조사해야 한다는 기존입장을 재확인했다.

▽청와대〓박수석은 이날 “이총재는 물론 97년 대선 당시 ‘DJ비자금’ 폭로에 관여한 강삼재(姜三載)전사무총장과 정형근(鄭亨根)의원 등은 먼저 도덕적 정치적 책임을 지고 국민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석은 특히 “당시 이총재는 강총장에게 왜곡 과장된 불법자료를 폭로토록 독려했을 뿐만 아니라 그후 그 자료가 시민제보에 의한 것이라고 거짓말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들은 마땅히 형사적 책임도 있을 것이나 청와대가 고발할 생각은 없고 고발 여부는 국회 특위가 결정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안택수(安澤秀)대변인은 주요당직자회의가 끝난 뒤 “지금 이 시점에 청와대가 이런 얘기를 하고 나오는 것은 어딘가 뒤가 구린 데가 있기 때문”이라며 “박수석은 조작의혹을 구체적으로 해명하지 못한다면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장광근(張光根)부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현역 일선경찰서장으로 ‘뻔한 입장’에 있는 사람을 불러내 ‘뻔한 답변’을 유도하는 정치쇼를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임채청기자〉cc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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