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기자회견 번복]與 『너무 끌려다녔다』흥분

  • 입력 1999년 2월 9일 19시 22분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기자회견 번복소동을 바라보는 여권내 분위기는 상당히 흥분돼 있다.

‘환란(換亂)’을 물려준 김전대통령이 뒷수습을 하고 있는 현정권에 대해 사과는 커녕 비난공세를 펴겠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로 묵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더 이상 끌려다닐 경우 권력의 누수현상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깔려 있다.

이와 함께 ‘자성론’도 확산되고 있다. 정치생명이 끝난 김전대통령을 어쩌다 이렇게까지 살려줬느냐는 반성이다. 김전대통령에 대한 대응전략에 일관성이 없었다는 지적이며 그 원인을 청와대로 돌리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로 미뤄볼 때 김전대통령이 기자회견을 강행했더라면 여권이 ‘칼’을 빼들었을 것이 확실하다.

그러나 김전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유보한 이상 강경대응은 피한다는 것이 여권의 방침이다. 과민반응은 사태확산으로 이어져 김전대통령을 도와주는 꼴이 된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무대응’ 전략을 구사할 전망이다.

박지원(朴智元)청와대공보수석은 9일 “기자회견을 하든 안하든 그분이 하겠다는 것인데 논평할 가치가 없다”고 무시했다.

여권은 김전대통령의 증언거부에 대해 현행법상 의무조항인 고발조치까지는 가되 그 이후에는 사법처리 등 추가조치 없이 ‘자연소멸’시키는 수순을 밟기로 한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전대통령이 설연휴 뒤 공언한 대로 기자회견을 강행할 경우 여권의 태도는 급변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회의 정균환(鄭均桓)사무총장은 “김전대통령이 일단 묘혈을 피해갔지만 앞으로 또 여론에 저항하려 할 경우 국민은 분노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묵기자〉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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