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회견소동/상도동스케치]긴박분위기 허탈감으로

  • 입력 1999년 2월 9일 08시 15분


8일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긴급기자회견 발표에서 연기까지 상도동 자택 주변은 긴박감과 허탈감이 교차했다.

9일 오전 긴급기자회견을 가지려 했던 김전대통령은 8일밤 전격적으로 이를 번복. 이날 밤 11시15분경 표양호(表良浩)비서관은 상도동 자택 밖으로 나와 취재중이던 기자들을 불러 모은뒤 기자회견 연기를 발표.

표비서관이 이를 발표한 뒤에도 만찬 참석자들은 상도동 자택에 머물며 향후 대책을 숙의하다 밤 12시가 다 되어 상도동 자택을 빠져 나갔다.

조홍래(趙洪來)전정무수석은 “아무 할 말이 없다.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라”고 말했다.

표비서관의 전격적인 연기발표 전까지만 해도 김전대통령의 ‘폭탄선언’이 예상되는 등 상도동 자택 주변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김전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계산 산행에서 기자회견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 대한 서운함을 토로하며 기자회견 결심을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태수(鄭泰守)전한보그룹총회장이 자신에게 대선자금 1백50억원을 주었다고 청문회에서 증언한 것과 관련해 매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는 후문.

이날 오후 김전대통령의 상도동자택에는 이원종(李源宗)전청와대정무수석을 시작으로 이영래(李永來)전행정수석, 김용태(金瑢泰) 김광일(金光一)전비서실장, 유도재(劉度在)전총무수석 김정남(金正男)전교문수석 문종수(文鐘洙)전민정수석등이 속속 도착.

김전대통령의 한 측근은 “오늘 저녁식사는 정전한보그룹 총회장이 경제청문회에서 92년 대선 때 김전대통령에게 1백50억원을 주었다고 주장한 4일 낮 김전대통령과 김광일전실장간 점심회동에서 얘기가 나와 마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노량진경찰서는 이날 오후 5시경부터 김전대통령의 상도동자택으로 통하는 골목마다 경찰 10여명씩을 배치, 외부인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삼엄한 경계를 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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