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회견]『北금창리 核의혹있지만 확증없다』

  • 입력 1998년 11월 20일 19시 14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21일 오전 청와대에서 한미(韓美)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금창리 지하시설의 핵개발의혹 등에 따른 양국공동대응방안과 통상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양국정상은 특히 금창리 핵 의혹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이같은 의혹이 시급히 해소돼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대북포용정책을 긴 안목으로 추진해나가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으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김대통령은 20일 “금창리 지하시설이 꼭 핵시설이라는 건 아니고 의혹이 있기 때문에 알아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방문 및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를 마치고 이날 귀국한 김대통령은 서울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의혹은 있으나 확증은 없고 제네바합의 위반이라는 증거도 없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증거도 없는데 지나치게 악화시키면 경제를 살려 회복시키는 데 지장이 생긴다”며 “안보와 화해협력을 병행한다는 원칙을 인내심을 갖고 일관성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미국과의 북한 핵문제 공조와 관련해 “대북정책과 안보문제 조율에 대해서는 미국과 손발이 잘 맞고 있다”며 “클린턴대통령을 만나서도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서해상의 괴선박 출몰에 대해 “아직 보고를 못받았으나 곧 알아보고 대책을 세우겠다”며 “다만 남북관계에는 그런 일이 불가피하게 일어날 수 있어 한건한건 예민하게 반응할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20일 내한한 클린턴대통령은 21일 정상회담과 기자회견 후 경북궁내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사회 각계 저명 인사 10여명과 원탁회의를 갖고 한국여론 주도층의 의견을 수렴하며 저녁에는 김대통령 주최 만찬에 참석한다.

그는 22일에는 전방 부대를 시찰한 뒤 23일 이한한다.

한편 미국은 19일 금창리의 지하시설이 핵개발과 관련된 증거를 갖고 있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의혹 해소를 무한정 기다릴 수는 없다고 경고했다.

윌리엄 코언 미국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북한 지하시설 핵 의혹은 무한정 지속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94년 제네바 핵합의 자체가 심각한 문제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채청기자·워싱턴=홍은택특파원>cc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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