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訪中/이모저모]金대통령내외 「도라지」불러

  • 입력 1998년 11월 13일 0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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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가 중국방문 이틀째인 12일 저녁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이 주최한 국빈만찬에서 노래를 불렀다.

○…김대통령 내외는 중국인민해방군 군악단이 양국 국가를 연주하는 가운데 장주석의 안내로 만찬장인 베이징 인민대회당 서대청에 입장. 메뉴는 냉채 생선국 불도장 쇠고기구이 채소 과자 과일 호두디저트 등. 두 정상은 포도주를 곁들이면서 많은 얘기를 했는데 통역없이 영어로 대화를 나누기도 하면서 여러 차례 유쾌하게 웃었다.

특히 장주석은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인 중국민요 ‘석가(夕歌)’가 흘러나오자 따라 부르기도 하는 등 시종 격의없이 흥을 돋웠다. 장주석이 “마지막 소절은 음이 너무 높아 함께 부르지 못했다”고 말하자 김대통령이 “다시 하시라”고 청했고 장주석은 흔쾌히 이를 수용, 자신이 직접 군악단을 지휘하며 독창.

장주석은 이어 김대통령에게 “노래 한번 하시라”고 권했는데 김대통령은 이여사의 손을 잡고 마이크 앞으로 나가 참석자들의 박수 속에 ‘도라지’를 중창.

○…김대통령은 숙소인 댜오위타이(釣魚臺)로 돌아가 박지원(朴智元)청와대공보수석을 불러 정상회담과 만찬 얘기를 하면서 “장주석은 아주 솔직하고 큰 인물이더라. 나와 모든 말이 맞아 완전한 신뢰심이 생겼다”고 소감을 피력.

김대통령은 또 “대화내용도 성공적이었지만 서로 우정을 나누고 인간적 접촉을 한 것도 성공적이었다. 동반자로서 참 유쾌하고 유익했다”며 “장주석은 친구에 대해 마음을 열고 얘기하는 분이더라. 주변사람들에게도 서민적으로 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극찬.

○…이에 앞서 이날 낮 김대통령은 댜오위타이에서 중국내 친분인사 13명과 오찬을 함께 하며 야당시절의 인연을 회고하고 “앞으로 여러분들의 협력이 더욱 절실히 필요하다”며 한중관계 증진에 가교가 되어줄 것을 당부.

참석자 중 한 사람이 중국에서 방영돼 폭발적 인기를 끌었던 한국 TV드라마 ‘사랑이 뭐길래’를 열심히 봤다고 얘기하자 김대통령은 “양국은 문화의 뿌리가 같다”며 “우리는 홍콩영화를 많이 수입하는데 우리도 이제 중국에 영화를 수출해야겠다”고 말을 받았다. 김대통령은 “김치는 암예방에 도움이 되는 발효식품으로 이제 세계적인 식품이 됐다”며 ‘김치예찬론’을 피력.

이날 초청인사 중 류수칭(劉述卿)전 외교학회장은 김대통령이 야당시절 세차례나 중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주선해준 인물. 쩡장후이(曾建徵)전국인민대표자대회 외사위원장 주량(朱良)전 전인대 외사위원장 왕빙첸(王丙乾)전 전인대 부위원장 류산(劉山)외교학원원장 다이빙궈(戴秉國)공산당대외연락부장 루신(汝信)사회과학원부원장 등도 참석했다.

〈베이징〓임채청기자〉cc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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